공정한 감정평가로 신뢰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 감정평가사의 특별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기본에 충실한 감정평가사를 꿈꾸는 제34기 감정평가사 시험 최고령 합격자의 주인공인 이재언 감정평가사를 만났습니다.
Interviewee.이재언 감정평가사
(통일감정평가법인 경기지사)
안녕하세요. 1973년생 제34기 최고령 합격자 이재언 감정평가사입니다. 저는 처음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공인중개사, 보험설계사 등 여러 일을 하며 지냈습니다. 그 후 아내와 함께 약 15년 정도 대치동에서 중고등학생 대상 보습학원을 운영하며,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받고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습니다.
당시 여자친구였던 지금의 아내와 보습학원을 하기 전까지 정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학원이 안정화되고 늦은 나이에 결혼하게 됐는데, 감사하게도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아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신생아실 첫 만남에서 아들과 눈이 마주쳤는데, 시간이 멈춘 듯했습니다. 이때 든 생각이 ‘열심히 노력해서 아빠가 목표를 이루는 모습을 아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였습니다. 그 후 멋있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감정평가사 시험 합격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준비하게 됐습니다. 감정평가사 시험 합격 후, 아들이 “지금 아빠는 충분히 멋있는 아빠야”라고 해줘서 정말 고맙고 뿌듯했습니다.
제 수험생활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다면 “부지런한 자의 경영은 풍부함에 이를 것이나 조급한 자는 궁핍함에 이를 따름이니라”라는 성경 말씀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매일 ① 순(純) 공부 시간 10시간 이상 ② 실무 200점 이상, 이 두 가지는 무조건 지켰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암기력과 순발력이 많이 떨어졌는데, 이를 부지런함으로 이겨내야겠다는 전략으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감정평가 실무는 생각보다 책의 내용과 매우 흡사해서 놀랐습니다. 시험을 준비할 때 실제 감정평가 업무는 다를 것으로 생각했는데, 감정평가법인에 입사해 현장에서 업무를 해보니 시험공부 했던 것과 거의 비슷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상상과 다른 점은 막연히 합격 전에는 감정평가사 자격증을 따면 ‘워라밸’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선배 감정평가사님들이 야근도 꽤 하시면서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어떤 직업이든 워라밸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선배 감정평가사님들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데, “감정평가사가 기본적인 물건의 위치, 면적, 행정규제 등에 대해 실수한다면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라고 말씀하신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감정평가 업무에 익숙해지면 기초적인 것에 소홀할 수 있으므로, 항상 긴장을 늦추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저는 기본에 충실한 감정평가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탄탄한 기본을 바탕으로 대학원에서 다양한 분야를 공부해 저만의 감정평가 전문 영역도 구축하고 싶습니다.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가 아니라 포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고 부지런히 합격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면, 분명 지금의 이 고난을 웃으면서 이야기하시는 날이 올 것입니다. 영양제와 보양식 충분히 챙겨 드시고 운동도 꼭 꾸준히 하시길 바랍니다. 힘든 수험생활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기초 체력과 지구력을 기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부지런하고 반복적인 생활을 하다 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아내의 사랑과 희생이 없었다면 합격의 기쁨은 없었을 것입니다. 저희 부모님께서도 물심양면 도와주셨습니다. 저도 아버지가 되어보니 헌신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정말 아들처럼 대해주신 장인·장모님이 계셨기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늦은 나이에도 감정평가사가 될 수 있었던 건 모두 가족들의 사랑과 하나님의 축복 덕분이었습니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