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땐 이런 음식

무더위에 지치는 여름, 입맛 돋울 음식은?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여름은 너무나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푹푹 찌는 더위가 사람을 지치게 한다. 잘 먹어야 기운이라도 차릴 텐데, 입맛마저 지쳐 곤혹스럽다. 잃어버린 입맛을 어떻게 되찾아야 할까?

글.박예나(경성문화사)

  • 새콤달콤한 맛으로 입맛을 당기는 ‘오이냉국’

    입맛이 없을 때는 자극적인 음식부터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짜거나 매운 음식은 갈증을 유발해 도리어 무더위 속 악순환만 가져올 따름이다. 이럴 때는 새콤달콤함으로 구미를 당기고, 시원함으로 갈증을 해소해 주는 오이냉국이 제격이다. 실로 신맛은 식욕을 촉진하는 도파민을 분비하게 한다. 여기에 수분을 95% 함유한 오이가 더해져 냉국의 염도를 조절하며 갈증에 도움을 주니 더위에 지친 여름날, 이만한 음식도 없다.

  • 본연의 맛을 찾아서 ‘콩국수’

    어떤 음식을 먹어도 감흥이 없어 고민이라면, 재료 본연의 맛에 집중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천천히 음미하며 오감을 깨워보는 것이다. 재료의 고유한 맛을 살려 탄탄한 매니아층을 확보한 ‘콩국수’가 이 분야에선 대표 주자다. 콩 특유의 담백함과 고소함에 사로잡히는 순간, 재료의 개성만으로도 풍성해지는 음식의 맛과 향을 감각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콩은 단백질 함량이 높아 여름철 체력을 지키는 데도 으뜸이니 무기력한 때엔 꼭 먹어보자.

  • 알싸한 맛으로 침샘을 자극하는 ‘냉채족발’

    대체로 따끈하고 야들야들한 족발이 인기지만, 여름에는 꼬들꼬들한 식감의 ‘냉채족발’이 주목받는다. 야외의 후끈한 열기와 대조되는 찬 요리라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알싸한 겨자소스가 식욕을 돋우기 때문. 겨자의 알싸함은 청양고추의 매운맛과는 차원이 다른 자극을 선사한다. 또한 겨자소스에는 식초도 약간 들어 있어 산미가 함께 식욕을 자극하는 셈. 모든 음식이 밋밋하게 느껴지는 날, 알싸함이 매력적인 냉채족발에 도전해 보자.

  • 싱싱함이 기분을 전환하는 ‘쌈밥’

    쌈밥은 싱싱한 채소가 주는 생기만으로도 에너지를 얻는 기분이다. 채소를 씹었을 때 아삭한 식감과 소리는 산뜻함을 선사한다. 쌈밥은 쌈채소와 밥만 먹어도 맛있지만 생선, 젓갈, 고기 등 다양한 메뉴를 곁들일 수 있어 생각보다 풍부한 맛과 향을 자랑한다. 그야말로 오감을 자극하는 한 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싱그러움과 한없이 다채로워질 수 있는 맛의 향연으로 텁텁한 입맛에 활력을 불어넣어 보면 어떨까.

  • 입안에 상큼하게 녹아내리는 눈 ‘셔벗’

    여름에 식욕부진이 생기는 이유는 높은 온도와 습도 때문이다. 고온다습한 환경이 스트레스 호르몬과 식욕을 떨어뜨리는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것이다. 그래서 체온을 낮추는 시원한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식욕을 되찾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과즙을 얼린 ‘셔벗’은 유지방이 들어간 아이스크림과 달리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시원한 것이 특징. 게다가 과즙의 상큼함과 단맛이 입맛을 사로잡고 기운마저 나게 해줄 것이다.

Small Tip
커피도 구수한 맛보단 ‘신맛’

커피는 자주 마시는 만큼 목 넘김이 편한 ‘구수한 맛’으로 선택하곤 한다. 하지만 찜통더위로 갈증이 지속되는 여름이라면, 익숙한 맛에서 벗어나 ‘신맛’ 원두를 골라보길 바란다. ‘신맛’은 침이 고이게 해 갈증을 완화해 줄 뿐 아니라 일시적인 자극으로 두 눈이 번쩍 뜨이게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