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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현장조사 때마다
젊은 여성 감정평가사가
나와서 의뢰인들이 당황하고
놀라기도 했어요”

공정한 감정평가로 신뢰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 감정평가사의 특별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제1기 감정평가사이자 당시 최연소 합격자였던 김윤정 감정평가사를 만났습니다.

Interviewee.김윤정 감정평가사
(감정평가법인 삼일 본사)

안녕하십니까. 김윤정 감정평가사님.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로 34년째 감정평가 업무를 하고 있는 제1기 감정평가사 김윤정입니다. 현재 감정평가법인 삼일 본사에 근무 중입니다.

제1회 감정평가사 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지인이 그 당시 신설학과였던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를 추천해서 지원했었는데요. 대학교에 합격하여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감정평가사(당시 공인감정사, 토지평가사)를 알게 됐습니다. 졸업쯤에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감정평가사가 업계의 형태 및 업무 범위가 다양한 전문직이라는 점에서 제 성향과 맞다고 생각해 준비하게 됐습니다.

1990년 당시 102명의 합격자 중 단 3명인 여성 합격자이자 최연소 합격자시던데요! 감정평가사로서 시작은 어떠셨나요?

지금 생각하니 당시 젊은 여성 감정평가사의 희소성으로 인해 과한 주목과 관심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 근무지였던 한국감정원(현재 한국부동산원)의 사보 표지 모델도 입사 후 바로 하게 되었고요. 응하진 않았으나 잡지 등에 인터뷰 요청도 왕왕 있었지요.

예전에는 현장조사 때마다 젊은 여성 감정평가사가 나와서 의뢰인들이 당황하고 놀라는 모습도 많았고, 조직 내에 여성 감정평가사의 처우에 대한 혼선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좀 털털한 성격이라 개의치 않고 새로운 환경과 업무에 적응하며 업무를 배워나갔습니다.

약 34년의 감정평가사 생활 동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으나, 현장조사 나갔던 집 앞 평상에 앉아 밭에서 일구신 농작물을 다듬고 계시던 할머니의 잔상이 잘 잊히지 않습니다. 괜찮다 해도 극구 밥상을 차려주셔서 먹고 나올 수밖에 없었는데요. 아들에게 담보로 내주었던 할머니 집의 경매 감정평가를 하러 온 걸 알고 계시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으시고 밥상을 차려주시던 할머니의 담담하고 선한 얼굴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제1기 감정평가사로서 감정평가사를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부탁드려요.

제가 시험 공부할 때보다 과목이 늘고 난이도도 더 높아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시험 준비 기간이 생활 전반을 단순화하고 절제해야 하는 시간이므로 많이 힘들고 때론 지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 인생에서 몰입도가 가장 높았었기에 정말 보람된 시간으로 기억됩니다. 여러분의 수험생활도 앞으로 여러분이 살고자 하는 대로 살 수 있는 발판이 되길 기원합니다.

감정평가 업무 이외의 시간에는 무엇을 하고 지내시나요? 소소한 일상을 짧게 소개해 주세요!

요즘 수영을 배우고 있습니다. 레슨을 받지만, 영상도 찾아보면서 새로운 영법을 익히느라 열심입니다. 아직은 초보라 할 때마다 숨이 차고 몸은 지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물을 좋아해서인지 물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