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1

내 집 마련 프로젝트

글.이광수 대표(광수네 복덕방)

많은 사람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꿈에 그칠 뿐이다.

내 집 마련이 점점 멀어져가고 있는 이유는 높아진 주택가격에 있다. 그렇다면 집값이 하락하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을까?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사람들은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내 집 마련을 미루고 주택가격이 상승할 때 조급하게 빚을 내서 아파트를 매수한다. 아래 그림은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증감률과 거래량을 비교한 그래프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과 실거래가격 지수 증감률

한국부동산원, 광수네 복덕방

2022년 6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 하락 폭이 컸다. 해당 기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다. 반면, 이후 다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자 거래량이 증가한다. 수요가 감소해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량이 줄어들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단기적인 변화다. 가격이 하락할 때 크게 감소했던 거래량은 가격이 다시 상승하면서 빠르게 증가했다. 집값이 하락하면 내 집 마련을 미루고 집값이 상승하면 아파트를 서둘러 매수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거래량이 보여주고 있다.

집값이 하락하면 지속 하락을 기대하면서 사람들은 내 집 마련을 연기한다. 반대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 지속 상승에 대한 불안감으로 무리하게 아파트를 산다. 그러나 내 집 마련을 잘하기 위해서는 반대가 되어야 한다. 집값이 하락할 때 내 집 마련을 하고 집값이 상승하면 변화를 기다려야 한다.

모두 다 가격이 하락할 때 내 집 마련을 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런데, 왜 쉽지 않을까? 오히려 반대로 행동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체적인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만연한 생각과 계획에 따라서 행동하기 때문에 일시적인 심리에 따라 행동이 좌우된다. 심리에 흔들리지 않고 현명하게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행동과 연결된 상세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지”와 “아침 6시에 기상해야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접근이다. 상쾌한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아침 6시’라는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내 집 마련 프로젝트가 필요한 이유다.

내 집 마련 프로젝트 1. 변화를 인정해라

부동산 가격은 오르면 하락하고 떨어지면 다시 상승한다. 지속적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부동산도, 계속 가격이 하락하는 주택도 없다. 부동산의 특성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부동산을 다른 자산과 비교하면 두 가지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 부동산은 사용할 수도 있지만 투자할 수도 있는 유일한 자산이다. 즉, 부동산은 사용하면서 투자도 가능하다. 따라서 투자가치와 함께 사용가치도 가지고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이 지속될 수 없는 이유는 사용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투자가치만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라면 가격 하락이 지속될 수 있다. 주식이 대표적이다. 투자 목적으로만 거래되는 주식은 투자가치가 없어졌다고 판단되면 가격이 계속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은 투자도 가능하지만 사용가치를 가지고 있다. 투자수요가 감소해서 가격이 하락할 수 있지만, 가격이 충분히 하락하면 사용하려는 수요가 다시 증가한다. 집값 하락이 지속되고 폭락하지 않는 원인은 사용가치에 있다. 사용가치에 가깝게 가격이 하락하면 사용하려고 사려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증가하게 된다.

두 번째, 유효수요의 한계가 크다. 사람들은 흔히들 이야기한다. 서울 아파트는 누구나 살고 싶어 하기 때문에 수요가 항상 많다고 생각한다. 틀린 이야기다. 시장 가격을 움직이는 수요는 사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살 수 있는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바로 유효수요다. 부동산을 매입할 때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아파트를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다. 시장을 움직이는 수요가 제한적인 이유다.

2024년 10월 기준, 서울 주택구입물량 지수를 계산하면 약 3.2로 추산된다. 이는 서울의 중간소득 가구가 자기자본과 대출을 통해 서울 전체 아파트 중에서 3.2%에 해당하는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2023년 상승했던 지수가 2024년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르면서 다시 하락했다. 지수 하락은 시장에 높은 가격의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유효수요가 감소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울 주택구입물량 지수

주택금융연구원, 광수네 복덕방

유효수요의 한계라는 특성으로 부동산 가격은 지속 상승할 수 없다. 부동산 가격이 소득과 대출 여력 이상으로 상승하면 수요감소로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진다. 부동산의 사용가치와 유효수요 한계를 고려한다면 가격의 변화를 인정해야 한다.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하는 아파트도 지속해서 하락하는 아파트도 없다. 가격이 오르면 하락하고 떨어지면 상승할 가능성이 커진다. 변화를 인정하면 변화가 보이고 내 집 마련 계획을 잘 세울 수 있다.

내 집 마련 프로젝트 2. 내 집 마련 목록을 만들어라

살고 싶은 아파트 목록을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수많은 아파트 중에서 사고 싶은 아파트를 골라내야 한다. 관점은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 입장이다. 다른 사람들이 사고 싶은 아파트를 찾아야 한다. 남들이 사고 싶은 아파트를 찾기 위한 기준이 필요하다.

첫 번째 기준은 거래회전율이다. 거래회전율은 전체 세대에서 1년 동안 몇 채가 거래되었는지 나타내는 비율이다. 예를 들어 1,000세대 아파트 거래량이 100건이라면 거래회전율은 10%다. 거래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매수와 매도가 용이하다는 의미다. 거래가 잘 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두 번째 기준은 높은 투자비율이다. 투자자가 아파트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가 바로 투자비율이다. 투자비율은 2년 동안 전·월세 거래가 얼마나 되었는지를 통해 계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000세대 아파트 중에서 2년 동안 전·월세 거래가 300건 이루어졌다면 투자비율은 30%다. 누군가 투자로 많이 보유한 부동산이라면 투자하기 좋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또한, 투자비율이 높을수록 가격 변동성도 크기 때문에 내 집 마련 기회를 잘 잡을 수 있다.

거래회전율과 투자비율을 통해 내 집 마련 목록을 만드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관심 있는 아파트 A, B, C, D가 있다고 하자.

관심 대상 아파트 중에서 남들이 사고 싶은 아파트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거래회전율이 높아야 한다. 대상 아파트 중에서 거래회전율은 어느 아파트 단지가 가장 높을까? 우선 연간 거래 건수를 조사해야 한다. 거래 건수는 국토교통부에서 제공하는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서 조사가 가능하다. 아래 표를 보면 아파트 단지별로 연간 거래된 건수가 나타나 있다.

대상 아파트의 연간 매매 거래량

단지명 세대수 2018 2019 2020 2021 2022 2023
A 1,700 85 119 129 27 27 58
B 1,400 35 31 58 79 10 37
C 1,000 38 52 58 18 4 33
D 700 32 43 41 20 3 34
광수네 복덕방

매매 거래량을 조사하면 연간 거래회전율은 쉽게 계산할 수 있다.
▷ 거래회전율 = (연간 거래 건수 ÷ 세대 수) ⅹ 100

대상 아파트의 연간 매매 거래회전율

단지명 세대수 2018 2019 2020 2021 2022 2023 평균
A 1,700 5.0% 7.0% 7.6% 1.6% 1.6% 3.4% 4.4%
B 1,400 2.5% 2.2% 4.1% 5.6% 0.7% 2.6% 3.0%
C 1,000 3.8% 5.2% 5.8% 1.8% 0.4% 3.3% 3.4%
D 700 4.6% 6.1% 5.9% 2.9% 0.4% 4.9% 4.1%
광수네 복덕방

각 단지별 연간 거래회전율의 평균을 보면 A와 D 아파트 단지가 높다. D 아파트 단지는 상대적으로 세대수가 적은 아파트이지만 거래회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거래회전율을 계산한 다음 투자비율도 산출해야 한다. 투자비율을 파악하기 위해 먼저 2년 동안 전·월세가 몇 건 거래되었는지 조사해야 한다. 2년 동안 임대차 계약을 맺기 때문에 2년을 고려한다. 전·월세로 임대차 계약을 했다는 것은 누군가가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대상 아파트의 최근 2년간 전·월세 거래량

단지명 전세 월세 2년간 합산
2022 2023 2022 2023
A 190 228 75 81 574
B 57 102 60 52 271
C 92 111 58 77 338
D 73 102 57 56 288
광수네 복덕방

투자비율은 전·월세를 2년간 합산한 수치에 세대수를 나누면 계산된다. 예를 들어 A 아파트 단지는 2년간 전·월세 거래 건수 합산이 574건이다. 이를 세대수 1,700으로 나누면 투자비율 33.8%로 계산된다. 투자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D 아파트 단지다. 그다음으로 A와 C 아파트 단지다.

아파트 단지별 투자비율

단지명 세대수 2년간 전·월세 거래 투자비율
A 1,700 574 33.8%
B 1,400 271 19.4%
C 1,000 338 33.8%
D 700 288 41.1%
광수네 복덕방

단지별 거래회전율과 투자비율은 아래 표와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아파트 단지별 거래회전율과 투자비율

단지명 세대수 거래회전율 투자비율
A 1,700 4.4% 33.8%
B 1,400 3.0% 19.4%
C 1,000 3.4% 33.8%
D 700 4.1% 41.1%
광수네 복덕방

거래회전율과 투자비율을 동시에 고려하면 D와 A 아파트 단지가 내 집 마련 리스트에 포함될 수 있다. A와 C는 투자비율이 같지만, A가 거래회전율이 높기 때문에 내 집 마련 목록에 선정되었다.

변화를 인정하고 내 집 마련 목록이 작성되면 현명한 내 집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만들어진 것이다. 내 집 마련 목록에 선정된 아파트 단지 가격이 하락할 때 매입하면 된다.

2025년, 시장 전망은?

아파트 가격은 하락할 수 있을까? 시장 전망이 중요한 이유다. 시장 전망은 현재부터 출발해야 한다. 현재와 다른 미래는 없고 현재가 원인이 되어 미래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2025년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기 위해서 2024년 시장 분석이 우선되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2024년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시장 분석을 시작하기 위해서 우선 가격을 보자. 한국부동산원에서 발표하는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를 보면, 월별 누적 변동률로 2024년 1월부터 8월까지 서울은 7.6% 상승했지만 지방은 -0.6% 하락했다. 수도권은 4.9%를 기록했다. 2024년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올랐으나 지방은 가격이 떨어졌다고 정리할 수 있다.

서울, 수도권, 지방 아파트 실거래가격 지수 증감률

한국부동산원, 광수네 복덕방

2024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왜 상승했고, 지방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원인은 무엇일까? 거래량을 파악해야 하는 이유다. 가격이 상승할 때 거래량이 증가했다면 수요증가가 변동 원인이다. 가격 상승과 함께 거래량이 줄어들었다면 수요감소가 이유다. 반면, 가격이 하락할 때 거래량이 늘어났다면 수요감소, 거래량이 감소했다면 공급 증가가 가격을 변화시킨 원인이다.

서울의 경우 2024년 1월부터 9월까지 월 아파트 평균 거래량은 5,206건으로 2023년 3,037건과 비교해서 2,169건 증가했다. 거래량이 증가했기 때문에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원인은 수요증가다. 지방 또한 2024년 아파트 거래량이 월평균 2만 2,329건으로 2023년보다 1,905건 증가했다. 지방 아파트 시장은 가격이 하락하면서 거래량이 증가했기 때문에 변동 원인이 공급 증가였다. 공급이 늘어나면서 지방 아파트 가격이 떨어졌다고 판단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 건수 현황

한국부동산원, 광수네 복덕방

그렇다면 어떤 수요가 증가하고 어떤 공급이 늘어났을까? 2024년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증가한 수요는 실수요였다. 무주택자와 갈아타기 수요가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했고 갭 투자 건수는 줄어들었기 때문에 실수요가 증가하면서 주택가격이 상승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지방에서 증가한 아파트 공급은 매도물량이었다. 단기 가격을 결정하는 주택공급은 건설회사들이 짓는 아파트의 양이 아니라 주택을 소유한 사람들이 시장에 팔려고 내놓는 매도물량이다. 집을 보유한 사람들이 팔려고 매물을 많이 내놓으면 집값은 하락하고 반대로 매물을 거두어들이면 주택가격은 상승할 수 있다.

2024년 서울 아파트 시장은 실수요자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지방은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팔려고 하는 매도물량이 늘어나면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했다. 그렇다면 2025년 부동산 시장은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증가했던 실수요가 2025년에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감소는 이미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을 보면 2024년 8월부터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7월 9,518건에 이르던 아파트 거래량이 8월 1,909건 줄어들었고, 9월 아파트 거래량은 4,951건을 기록해서 7월 대비 4,567건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가격이 상승하자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유효수요가 감소하면서 거래량이 먼저 줄어들고 있다.

2025년 부동산 시장은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공급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즉, 매도물량 증가다. 특히,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소유자들의 매도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에서는 아파트를 투자로 보유하고 있을 경우 매도해야 투자수익 대부분이 실현된다. 임대 수익률이 낮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언제 아파트를 팔까?

투자자들은 집값 상승 기대감이 적어지면 아파트를 팔게 된다. 향후 집값 상승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집을 보유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격 상승 기대감은 언제 낮아질까? 수요가 감소할 때다. 수요감소가 집값 상승 기대감을 낮추고, 아파트의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매도물량이 증가하게 된다. 수요감소가 매도물량 증가로 이어지는 이유다.

2024년 11월 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도물량은 8만 9천 호로 실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한 8월 초와 비교해서 1만 호 이상 아파트 매도물량이 증가했다. 수요가 감소한 상태에서 매도물량이 증가하면 아파트 가격은 어떻게 될까? 현재 지방 부동산 시장을 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집을 사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파는 사람이 늘어나면 아파트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

서울 아파트 매도물량 현황

아실, 인터넷매물, 광수네 복덕방

내 집 마련,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질문한다. “내 집 마련은 언제 해야 할까요?”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내 집 마련은 ‘언제’가 아니라 ‘어떻게’가 중요하다. 때가 아니라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기준을 정하고 시장 변화를 계속 확인하다가 기준에 맞는 조건이 왔을 때 행동하면 된다.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까? 가격과 거래량을 기준으로 시장 변화는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4가지 이외의 시장 변화는 없다. 그렇다면 각각의 원인은 무엇일까?

1번, 가격이 상승하면서 거래량이 증가할 때는 수요증가가 공급보다 많은 경우다. 아파트를 살 사람이 매도물량보다 많아지면 가격은 상승하고 거래량도 증가한다. 다음으로 2번, 가격은 상승하는데 거래량이 감소하는 시기다. 공급 즉 매도물량이 줄어들면 가격은 상승하지만 거래량은 감소한다. 반면 수요는 지속되기 때문에 가격 상승 폭이 커진다.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를 살펴보자. 3번, 가격은 하락하는데 거래량이 증가하는 경우는 공급 즉 매도물량도 많아지고 수요도 많아질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매도물량이 수요보다 많아질 때 가격이 하락하면서 거래량이 늘어난다. 마지막으로 매도물량은 많은데 수요는 오히려 감소할 때 4번, 아파트 가격은 떨어지고 거래량이 줄어든다.

자, 4가지 경우 중 언제 내 집 마련을 해야 할까? 집을 사야 할 때는 쉽게 말해서 가격이 바닥일 때다. 자산시장에서 ‘가격이 바닥’이라고 흔히들 이야기한다. 가격이 바닥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단순히 가격이 싸다는 의미가 아니다. 가격이 바닥이라는 의미는 이후 가격이 상승한다는 뜻이다. 바닥 이후 가격이 지속 상승해야 한다.

그렇다면 가격이 오른다는 관점에서 보면 4가지 경우 중 이후 가격이 상승할 때는 어느 시점일까? 자산시장 변화 특징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첫째, 자산의 가치는 미래의 일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가격과 수익률이 매우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둘째, 자산의 가격은 공급보다 수요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는 공급의 변동성이 수요보다 상대적으로 더 낮기 때문에 수요의 중요성이 크다.

그렇다면 4가지 중 가격이 바닥일 때는 어느 경우일까? 답은 쉽다. 가격이 이후 상승한다는 조건에서는 1번과 3번, 즉 수요가 증가하는 시장일 때 내 집 마련을 해야 한다. 여기서 조금 혼동될 수 있다. 가격이 저렴할 때 내 집 마련을 해야 한다고 하면 가격이 하락할 때인 3번이나 4번 중에 골라야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히 전제했다. 가격이 바닥일 때 내 집 마련을 한다. 가격이 바닥이라는 말은 가격이 하락할 때가 아니고 내 집을 마련한 뒤에 아파트 가격이 상승해야 한다는 의미다. 가격이 상승하기 위해서는 수요가 증가해야 한다. 수요가 중요한 이유다.

수요가 증가하는 경우는 1번과 3번이다. 수요증가의 근거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바로 거래량 증가다. 그렇다면 1번과 3번 중에서 어느 시점이 내 집 마련하기에 더 좋은 시점일까? 이제 답을 찾기가 쉬워졌다. 당연히 3번이다. 가격은 하락하는데 거래량이 증가할 때 내 집 마련을 해야 한다. 즉, 매도물량이 많아지면서 가격이 하락하는데, 가격 하락이 수요증가로 이어지면서 거래량이 증가할 때 내 집 마련을 반드시 해야 한다.

그럴 때가 올 수 있을까? 분명히 온다. 과거에도 내 집 마련하기 좋은 때가 있었다. 2013년 아파트 가격이 바닥이었다. 2013년 이후로 서울 아파트 가격은 대부분 2배 이상 상승했다. 2013년 시장 상황은 어땠을까?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거래량이 추세적으로 증가했다.

당시 개별 아파트 변화를 살펴보자. 대치동 은마아파트다. 은마아파트는 4,424세대에 이르는 대단지다. 투자 목적 수요가 많기 때문에 거래도 빈번하다. 시장을 판단하기에 좋은 단지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매매 현황을 보자. 2006년도에 7억 원 후반대에서 1년 만에 11억 5천만 원 이상으로 상승한다. 50% 이상의 상승률이다. 이후 2009년에 매매가격이 7억 원으로 급락한다. 이후 가격은 10억 원 이상으로 상승하다가 다시 2012년과 2013년에 7억 원으로 하락한다.

2009년과 2013년 매매가격은 7억 원으로 동일했다. 그러나, 2009년은 가격 바닥이 아니었다. 이후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격이 많이 하락한 것이 바닥이 아니고 가격이 지속 상승해야 한다. 2009년 7억 원은 바닥이 아니었고, 2013년 7억 원이 바닥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답은 거래량에 있다. 2009년 7억 원에서는 거래 건수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2012년과 2013년 7억 원에서는 거래 건수가 증가했다. 같은 가격이라도 거래량에 따라서 바닥이 결정되었다. 가격은 하락하는데 거래량이 추세적으로 증가하면 가격은 바닥이다. 이후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은마아파트 실 매매 거래 가격 변화

국토교통부, 광수네 복덕방

아파트 가격이 바닥이었던 2013년, 사람들의 생각은 어땠을까? 2013년 주요 신문 기사 제목을 보면 흥미롭다. 온통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했다. 당시 집을 사라고 하면 너나 사라며 비웃음을 받던 시기였다. 불과 10년 전 이야기다. 아파트 가격은 더 떨어지고 긴 불황이 시작되고 있다고 했지만, 거래량은 조용히 증가하고 있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비관적으로 생각할 때 누군가는 내 집을 마련하고 투자로 아파트를 샀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 가지를 알았다. 가격이 하락하는데 거래량이 추세적으로 증가할 때 내 집 마련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시기는 반드시 온다. 그럼 그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내 집 마련을 할 때는 사자가 사냥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동물의 왕국에서 사자가 사냥하는 장면을 보면 매우 재미있다. 사자는 사실 잠이 많다. 평균 14시간 이상 잠을 잔다. 천적이 없어서 오래 잔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하루 종일 잠자고 빈둥빈둥 대다가 배가 고프면 사냥을 하러 나선다.

사자의 사냥 법칙 첫 번째는 ‘관찰하기’다. 사자는 동물 무리 떼가 다니는 길을 조용히 관찰한다. 잘 움직이지도 않는다. 예전에 사냥감들이 다녔던 길을 조용히 숨어서 기다린다.

두 번째는 ‘목표설정’이다. 드디어 동물 떼가 지나간다. 사자는 어떤 사냥감을 선택할까? 동물 떼의 앞에 나서서 힘을 자랑하며 우두머리나 힘센 동물을 공격하지 않는다. 동물 떼의 후미에 힘없고 느리고 어린 사냥감을 목표로 설정한다.

세 번째는 ‘전력 질주’다. 사자는 조용히 사냥감을 기다리다가 가장 힘없는 동물을 잡아먹기 위해 달려간다. 놀라운 건 속도다. 최대 속도가 무려 70km/h가 넘는다. 거구의 사자가 자동차 속도로 달려가서 먹이를 낚아챈다.

내 집 마련이나 부동산 투자도 사자의 사냥법과 같이해야 한다. 조용히 시장을 관찰한다. 시장의 변화가 일어나면 가격 하락 폭이 가장 큰 아파트를 선정한다. 그리고, 가장 빠른 속도로 달려가야 한다. 여기서 가장 빠른 속도는 자금을 의미한다. 자금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가지고 있는 자산과 대출을 최대한 활용하여 내 집 마련을 해야 한다.

아파트를 살 때 대출은 불가피하다. 대출을 일으켜서 아파트를 사는 건 어쩔 수 없고 전혀 문제가 없다. 문제는 무리한 대출을 일으켜서 비싼 아파트를 사고 가격이 크게 상승했을 때 매수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대출을 두려워하지 말고 아파트 가격이 적정한지 높은 가격은 아닌지 하락할 가능성은 없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우리나라 자가점유율은 전국 기준 57%(2020년)로 OECD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이다. 자가점유율이 낮다는 것은 다수의 사람이 임대차를 통해 주택에 거주하고 있다는 의미다. 임대차 비율이 높을수록 부동산 가격 변동성은 커지고 거주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게 된다. 부동산 시장이 변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기회로 삼아 내 집을 마련해서 자가점유율이 상승해야 한다. 그래야 한국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 내 집 마련 프로젝트가 여러분의 내 집 마련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