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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년생부터 신혼, 중년 부부 모두 주목”···

‘이사 철’ 내 집 잘 고르는 ‘팁’은?

매년 가을부터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 전까지는 부동산 시장에서 이사하기 가장 좋은 시기, 즉 ‘이사철’로 꼽힌다. 이듬해 자녀들의 입학 혹은 대학생 등 학생들의 새 학기, 직장인들의 새로운 업무 연도 등 다른 곳에서 가슴 뛰는 새 시작을 준비할 수 있는 ‘안성맞춤’인 기간이기 때문이다.

맑고 쾌청한 하늘 아래 적지 않은 짐을 수월히 옮기기 좋은 날씨는 덤이다. 하지만 이사 갈 곳을 정하는 데는 알아볼 것도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아파트로 이사 가기 위해선 어떤 점을 미리 알아보고 집을 구해야 할까?

글.김다빈 기자
(아시아투데이 건설부동산부)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이사할 집, 최우선 기준은 역시 ‘입지’

요새 서울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다.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르면서 전셋값도 같이 훌쩍 뛰었다. 매매나 전세 등으로 서울 내에서 이사 갈 집을 찾아야 하는 수요자들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적지 않은 비용을 ‘내 집 마련’에 투입해야 한다는 점에서 집을 구하려는 이들의 머리도 복잡하다.

이 가운데 전문가·공인중개사 등 부동산 업계 사람들은 아파트가 자리 잡은 ‘입지’를 중심으로 내 집 마련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데 입을 모은다. 물론 지하철·버스 정거장 역 등이 가까운 ‘역세권’ 아파트들은 인근 집값이 오른 만큼 이미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정점을 찍은 올해 7월은 지난 2019년 12월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아파트값 상승률을 나타냈다. 역과 가까운 아파트 단지가 많은 지역의 매매가격이 치솟은 영향이 컸다.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마포·용산·성동구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가 강세를 보인 까닭이다. 서초구는 잠원·반포동 역세권 단지 위주로, 성동구는 금호·행당동 역세권 단지 위주로 가격이 뛰며 서울 부동산 시장의 ‘뜨거운 여름’을 주도했다.

이런 이유로 모두가 선호하는 역세권에 집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다만 미래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저평가된 ‘O세권’ 아파트들은 아직도 서울 내에서도 적지 않다. 서울뿐 아니라 선호도가 높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과천시 등 수도권 전체가 마찬가지다.

가령 아파트 주변에 상업, 편의시설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아파트에 사는 것만으로 ‘힐링’하고 싶은 수요자들이 많아지는 요새 달라진 라이프 스타일을 감안하면, 상황은 바뀔 수 있다. 근처 지하철역을 이용하기 위해 버스를 한 번 더 타야 하는 수고로움까지 감수하며 대형공원이나 녹지가 잘 갖춰진 아파트들의 가치가 향후 더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병원이나 의료기관이 아파트 근처에 많은 ‘병세권 혹은 의세권’도 마찬가지다. 혼인·출산율이 해마다 낮아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자연스레 건강과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높아질 것임을 의미한다. 수요자별 입장에 따라 다르지만, 집 주변에 노인 등의 환자들이 다수 있는 것을 보통은 크게 선호하진 않는다. 그러나 달라진 사회 구조 변화 속에 아파트 미래 가치를 고려해 본다면 훌륭한 내 집 마련 대안이 될 수 있다.

‘나에게 꼭 맞는 입지’ 찾았다면 자금 계획도 ‘빈틈’ 없게

어느 정도 나에게 잘 맞는 입지를 생각해 두었다면 자금 계획도 빈틈없이 짜두는 것이 좋다. 서울 등 수도권 인기 지역일수록 적정한 시세의 매물이 나왔다면 이를 계약하기 위한 다른 경쟁자와의 다툼도 치열하기 때문이다. 좋은 매물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집주인에게 본인의 자금 조달 계획을 어느 정도 알려주면서 매입 의사를 서둘러 밝히는 것이 필요하기도 하다.

이에 지나치게 큰 대출 상환금 부담으로 생활이 곤란해질 수 있는지 등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매입 예산을 수립하기 위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 등 순자산이 얼마나 되는지를 먼저 확인할 것을 조언한다. 보유한 예·적금은 물론, 주식 등 다른 투자 상품 내 들어가 있는 투자금 등을 통해 가용할 수 있는 현금자산 규모를 파악해 봐야 한다.

이후 대출금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따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대출 규모는 전체 대출 총액이 아니라 한 달에 실제 빠져나가는 원금과 이자액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대출 관련 비용을 제외하고도 우리 가족이 넉넉하게 생활비를 지출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게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본인의 한 달 수입에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30~35% 정도가 되는 게 이상적이라고 보고 있다. 생활비뿐 아니라 각종 공과금,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저축도 필요해서다. 즉 대출 원리금 상환액, 생활비 및 각종 비용, 저축 비용이 서로 3분의 1 정도로 유지되는 게 큰 부담이 없는 월별 자금 운용 계획인 셈이다.

조금이라도 대출 규모를 줄이기 위해선 여러 대출 상품도 틈틈이 알아보고 비교해 보는 과정도 필요하다. 특히 정부가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해 매년 50조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정책대출’ 적용 여부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 ‘디딤돌’,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을 이용하면 시중은행들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산, 소득 규모 요건이 맞지 않아 정책 주담대를 받지 못한다면,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해 가장 적은 이자 비용이 드는 대출 상품을 찾아야 한다. 현재 토스, 카카오뱅크, 핀다 등 ‘빅테크’ 기업들이 운영하는 금융 플랫폼을 통해 이를 쉽게 비교할 수 있다. 해당 플랫폼 내에서 단순히 내가 받을 수 있는 대출액과 이자를 여러 번 조회하는 것은 신용등급 하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이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게 좋다.

또 금리 유형, 상환 방식, 거치 기간 등의 조건도 시장 상황을 염두에 두고 꼼꼼히 따져봐야겠다. 특히 고정금리, 변동금리로 나뉘어 있는 금리 유형은 현재 시장 등의 금리 상황을 고려해 택해야 한다. 고정금리는 금리가 일정한 이자 비율로 고정된 것이며, 변동금리는 기준금리 변동 등 시장의 상황에 따라 일정 주기로 금리가 바뀌는 방식이다.

지난 10월 한국은행은 3.50%에서 3.25%로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낮춘 바 있다. 본격적인 금리 하락기가 시작된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일반적으로 금리 하락기에는 변동금리 방식으로 대출을 받는 게 유리하다고 한다. 다만, 현재 우리나라 대출 시장 상황은 좀 다르다. 현재 정부가 서울 등 수도권의 과도한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은행들에 금리 인하를 다소 제한해달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당분간 이 같은 정부의 대출 옥죄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으니 시장 변동 상황을 잘 살펴봐야겠다.

“지식은 노력을 이길 수 없다” 좋은 매물 찾기 위해선 ‘발품’은 필수

입지, 자금 계획이 어느 정도 반듯이 섰다면, 관심 지역이나 아파트가 위치한 곳을 직접 찾아가 보는 일명 ‘임장’ 노력도 게을리해선 안 된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를 여러 군데 돌아다니는 개별적인 노력이 같은 아파트, 같은 면적이라 할지라도 컨디션 좋은 매물을 내 집으로 만드는 데 한 발 더 다가서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와 연락을 자주 취하는 것을 조언한다. 좋은 관계를 맺어 놓으면 세대 내부 내구성도 좋고 가격도 시세 대비 저렴하게 나온 우수한 ‘급매물’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어서다. 공인중개업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아파트 매입 의사가 확고한 수요자들에게 먼저 정보를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

단, 부동산 중개업소의 추천 매물이라도 ‘묻지 마’ 계약을 체결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아파트 상태를 내 눈으로 직접 꼼꼼하게 체크하는 과정이 먼저다. 세대 내부는 물론 해당 동의 외부 상태도 직접 확인해 봐야 한다.

특히 비교적 지어진 지 오래된 구축 아파트를 이사할 집으로 점찍었다면 수도·전기·난방 시스템 등을 꼭 확인해야 한다. 노후한 아파트일 경우 간혹 녹물이 나오는 곳들이 적지 않은데, 이는 개별 호수, 동마다 다를 수도 있다. 또 옛날 아파트의 대표적 단점으로 꼽히는 주차 환경도 이사 가기 전 미리 알아두는 게 좋다. 단지 전체 가구 수에 비해 주차 대수가 적더라도 인근에 주차할 공간이 잘 마련되어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어서다.

요새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층간 소음’ 등 이사 갈 집 주변의 이웃들도 이사 고려 사항 중 하나다. 아파트에서의 생활은 이웃과의 관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아파트 입주민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살펴보는 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