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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산도피의 허(虛)와 실(實) 이 상 익｜한국감정평가협회 자문변호사 IMF 구제금융시대 이후 장기간의 경기침체 등으로 인하여 많은 회사들이 도산하거나 중견 실업가들도 사업에 실패하는 일이 많이 발생하였습니다. 특히, 대기업의 부도 사태를 맞이하여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신화가 깨어졌다는 말을 듣다보면 평범한 사업가들은 여러모로 가슴이 답답할 뿐입니다.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재산을 도피시키는 사례가 더욱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재산도피의 허와 실에 대하여 이를 채권자의 입장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형사 고소
형법 제327조(강제집행면탈)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 손괴, 허위양도 또는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여 채권자를 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런데 강제집행면탈죄의 구성요건은 상당히 까다롭다. 이를 구분하여 살펴보면 ①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② 재산을 은닉, 손괴, 허위 양도하거나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여 ③ 채권자를 해하여야 한다. 첫째, 채무자는 '강제집행을 당할 구체적인 위험이 있는 상태'에서 이를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도피하여야 한다. 이때 강제집행을 당할 구체적인 위험이 있는 상태라 함은 채권자가 이행청구의 소 또는 그 보전을 위한 가압류, 가처분신청을 제기하거나 제기할 태세를 보인 경우를 말한다(대법원판례 96도3141). 즉 채무자는 채권자가 소송이나 가압류, 가처분신청을 제기하거나 곧 제기할 태세임을 알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여 채무의 이행을 촉구하고 이에 불응하면 소송의 제기 등 법적 대응을 할 것임을 예고한 경우에는 위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단순히 채무의 변제기가 도래하였다는 것만으로는 강제집행을 당할 구체적인 위험이 있는 상태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둘째, 재산을 숨기거나 그 가치를 떨어뜨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허위로 양도하거나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는 행위가 있어야 한다. 재산의 은닉이라고 함은 그 소유관계를 불명확하게 하는 것도 포함한다. 따라서 자기 소유의 재산이 압류되자 마치 자신의 모친 소유인 것처럼 '제3자 이의의 소'를 제기하고 집행정지결정을 받아 강제집행을 저지하였다면 이는 재산의 은닉에 해당한다(대법원판례 92도1653). 또한 채권자가 채무자의 주택에 대하여 강제경매를 신청한 경우, 채무자가 이를 면탈할 목적으로 임대차관계를 조사하러 나온 집달관에게 허위의 임차인을 내세우거나 월세를 전세인 것처럼 속여 보증금을 실제보다 크게 신고하였다면 허위의 채무부담에 해당한다(대법원 판례 88도343).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이를 실제로 양도하거나 실제의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에는 허위의 양도나 채무 부담이 아니어서 상관없다. 셋째, 실제로 채권자의 권리를 침해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그 권리를 침해할 위험성이 있었다면 죄가 성립한다. 따라서 도중에 허위의 채무임이 드러나 실제로는 채권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못하였더라도 그 위험성만으로도 처벌된다. 결국 강제집행면탈죄의 성립요건이 이와 같이 까다롭기 때문에 채무자들이 채무의 이행기 직전에 이르러 자신의 재산을 허위로 양도하거나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 구체적인 강제집행의 위험성이 없거나 허위의 양도 또는 허위의 채무임을 증명하지 못하여 형사처벌이 곤란한 경우가 상당히 많다. 2. 사해행위취소의 소
제406조(채권자취소권) ①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나 전득한 자가 그 행위 또는 전득 당시에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전항의 소는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이를 성립요건별로 살펴보면, 채무자는 ① 채권자의 채권이 이미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② 채권자를 해(害)하는 법률행위를 자신의 재산권에 대하여 행하고 ③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있고 ④ 수익자도 이를 알고 있어야 한다. 첫째, 채권자의 채권은 사해행위 이전에 이미 발생되어 있는 금전채권이어야 한다. 사해행위 이후에 채권이 성립되거나 그 기한이 도래한 채권은 해당하지 아니한다. 즉, 보호할 대상인 채권이 먼저 존재하고 있어야 한다. 둘째, 채무자가 자신의 재산을 처분하거나 자신의 채무를 많아지게 함으로써 그 재산이 채무액보다 부족하게 하는 법률행위를 하여야 한다. 따라서 부동산매매계약의 체결, 담보권의 설정, 가등기,소유권의 포기, 자신의 채무자에 대한 채무의 면제, 공익법인의 설립, 채권의 양도, 이혼 배우자에 대한 과다한 재산분할 및 위자료의 지급 등이 모두 해당된다. 다만 채무자가 이러한 법률행위를 하였더라도 채무액보다 자신의 재산이 더 많이 남아 있는 경우에는 사해행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셋째, 채무자가 사해행위를 할 당시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이때 사행의 의사는 채권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기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므로 일반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그러한 인식이 있으면 족하다고 본다. 즉, 자신의 재산이 채무액 보다 감소하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면 족하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채무자가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매각하여 소비하기 쉬운 금전으로 바꾸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가 되고, …… 채무자가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매각하여 소비하기 쉬운 금전으로 바꾸는 경우에는 채무자의 사해의사는 추정된다"고 판결하고 있다(대법원판례 99다2515). 넷째, 사해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얻은 수익자 또는 수익자로부터 다시 이를 취득한 전득자(轉得者)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이는 재산의 도피처인 제3자도 그 재산의 도피로 말미암아 채권자들이 변제를 받지 못하는 사정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위 요건에 대한 입증은 매우 어려운 것임에 틀림없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IMF 구제금융이후 상당히 요건을 완화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채무자와 재산의 도피처인 수익자 사이에 친인척관계가 있는 경우 사실상 수익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있었다고 추정하는 추세에 있다. 따라서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대한 입증이 비교적 용이하여졌으므로 현재 사해행위취소의 소가 활발하게 제기되고 있고 실제로 채권자들의 승소율도 높다. 3. 결 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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