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열린마당

◈ 협회에 입사하여

김 현 | 협회 총무과

4년만에 느껴보는 낯설음이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 보다는 시작의 어려움이 크지는 않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학교라는 울타리안에서, 학생이라는 신분으로부터 벗어나 사회인이라는 이름을 갖고 첫 발을 내딛었을 때의 첫날 그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있다. 환한 미소로 맞아주는 얼굴들 속에 편안함이 있었지만, 반면에 긴장을 쉽게 풀 수는 없었던 것 같다.

모두들 처음에는 그러했으리라. 익숙했던 울타리를 벗어나 이제는 자신의 힘 으로, 자신의 능력과 지혜로써 사회라는 파도를 맞서 노를 저어가야 하기에. 그 어느때 보다도 자신의 판단과 능력이 중요한 때일 것이다. 입사전 나는 설레임 과 한편으로는 약간의 두려움이 뒤섞여 있었다.
이제껏 해오던 어느 정도의 수 동적인(?) 생활 -어떠한 지식을 짜여진 틀 속에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로 부터 벗어나 이제는 자신의 판단하에 적극적인 태도로써 지식을 습득하며, 또한 그렇게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 이러한 점에서 내게 주어진 자유의 폭이 조금은 더 넓어지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더불어 그에 대한 자신감에 찬 설레임이 있었다.
반면에 이러한 기회를 나의 실수 혹은 능력부족으로 인하여 시행착오를 거 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누구나 그렇듯이 어떤일에 앞서 걱정하기 보다는 그 새로움에 대한 호 기심과 꿈에 젖어 있기를 좋아할 것이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였다. 배우기만 했던 이론적 위치를 벗어나 행동적 위치로 옮아간다는 점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라는 점에서 무척이나 설레였었고 내 자신이 '일'이라는 걸 한다는 점에서 뿌듯했었다. 사회인이라는 이름에 걸린 책임보다는 학생이라는 신분보다 좀더 성숙된 느낌을 주는 그 '위치'에 대한 기대가 컸었던 것 같다. 의무보다는 권리 를 앞서 생각한 격인지도 모른다.

'신입사원, 새내기, 신참' 이란 이름을 달고 생활한지도 두달이 가까워 오고 있 다. 이제는 신입이란 단어가 어색할 정도로 많은 적응 단계를 거쳐 어느 정도 익숙해지게 되었다. 모든 일이 다 그렇듯이 생각과 실제가 다른 법이다.
입사전 부풀어 있던 자유에는 그에 못지않은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오히려 이 점이 날 더욱 성숙된 사회인으로 만들어 줄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또한 직장이라는 것이 얼마나 강한 소속감을 안겨주는지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처음에 남들이 말하는 '우리 협회는..'
이라는 말을 들었으나 이젠 내가 말하는 '우리 협회'가 되었을 정도로.....
처음보다는 익숙해진 부분들이 많지만 아직은 미숙한 점이 많다. 그 미숙함을 협회라는 내가 속한 집단 속에서 벗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입사전 생각했던 사 회라는 거친 파도를 맞서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도 안되는 것이며, 나를 제외한 협회만의 것도 아닐 것이다. 이제는 좀더 튼튼한 새 로운 배가 생기게 된 것이다.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넓디넓은 세계로 전진할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