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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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간접투자 시대 열리나

유하룡
매일경제신문 사회2부 기자

최근 주식시장에서 ‘뮤추얼펀드’가 선풍적인 인 기를 끌면서 개미군단에게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시장 실세금리가 6∼7%대로 급락하면서 이에 만족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제세하는 뮤추얼펀드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는 자신이 직접 위험부담을 안고 주식이나 채권을 사지 않고 간접적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어 대표적인 간접 투자 상품으로 불린다. 그런데 최근 부동산 시장에도 이같은 간접투자 상품이 등장하면서 그 성공여부에 업계 와 투자자들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땅값이 오른 만큼 더 많은 이자를 받게 되는 ‘토지수익연계채권 ’은 이미 선을 보인 바 있다. 또 다수의 소액투자자에게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모은 뒤 전문 부동산 운용회사에 맡겨 부동산투자 후 수익을 배당하는 ‘부동산투자신탁(REITs )’과 주택을 담보로 설정된 저 당권을 대상으로 발행되는 ‘주택저당증권(MBS)’은 연내 상품화할 전망이다. 한국토지공사에서 선보인 토지수익연계채권은 자사 보유 토지 4만6000평을 담보로 표면금리 4%, 5년 만기 채권을 발행해 향후 담보 토지 매각시 발생하는 수익과 금리를 연동시켜 사실상 부동산에 대한 간접투자 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그러나 막상 채권 판매실적은 전체(2000억원)의 10%에도 못미쳤다. 이는 간접투자 방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아직까지 성숙되지 않은데다 목표수익률 실현도 불투명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토지신탁과 건교부를 중심으로 법제화가 추진되고 있는 부동산투자신탁도 현실적으로 세제문제 등 선결 과제를 안고 있어 도입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부동산투자신탁은 개미군단에게 서 자금을 모아 성업공사 공매물건이나 대기업 구조조정용 매물을 흡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경제회복에 커다란 활력소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부동산투자신탁사가 취득하는 부동산에 대한 취득등록세나 양도 세 등은 비과세 또는 대폭적인 세제상 혜택을 부여해 주는 게 필요하다. 아울러 토지공사나 성업공사 부동산 신탁사 등 공기업과 대형 민간업체에 이를 제한적으로 허용해 무분별한 펀드설립을 제한하는 것도 초기의 제도정착과 적정한 수익률 보장을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부분이다.
부동산 간접투자제도는 지금이 바로 도 입적기라고 생각된다. 부동산시장이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더구나 앞으로 부동산 값이 과거와 같은 폭동현상은 없을 것으로 전망돼 선진국에서 보편 화한 간접투자는 여러므로 도입여건이 무르익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본격적인 간접투자 시대 가 열리면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서 소외됐던 돈 없는 서민들이 비록 주식형태이긴 하지만 간접적으로 부동 산을 소유하고 가격상승에 따른 투자수익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게 분명하다.

감정평가사는 무엇으로 사는가?

이선영
태평양감정평가법인
법학박사, 감정평가사

감정평가협회는 감정평가업자의 권익신장과 보호가 주요 목표이고, 감정평가업자는 감정평가업을 통한 영 리추구가 최고의 목표이다. 그리고, 감정평가사는 토지등 국민의 재산권을 정당하게 평가함을 목표로 한다. 감정평가업자가 없는 협회는 존재할 수 없고, 제도상 감정평가사가 아닌 감정평가업자는 존재할 수 없으며, 지공법 없는 감정평가사는 존재할 수 없다. 결국 지공법은 이 모두의 근거가 되고 이를 규제하게 되는데, 그 규 정내용이나 개정 여하에 따라서 각자의 권익이 신장·보호되거나 제약을 받게 된다.
지공법은 감정평가업자 의 營利追求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협회와 감정평가업자는 그의 영리추구를 위해 지공법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거나 지공법 개정방향을 유도해서는 아니된다. 만에 하나 지공법이 감정평가업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지공법의 존재의의가 상실되고 감정평가제도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역설적으 로 말하면 鑑定評價權을 守護하면서 감정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鑑定評價理論의 立法化나 체계에 관하여 개정방향이 제시될 때 감정평가제도의 기반이 튼튼해 짐과 동시에 감정평가업은 더욱 용이해 질 수 있는 것이다. 지공법은 감정평가사 자격을 부여하여 국민의 재산권을 정당하게 평가할 수 있 도록 했다. 그 代價로서 감정평가업을 허용한 것이다.
감정평가사는 감정평가 이외 다른 무슨 직무를 할 수 있을까. 물론 감정평가에 관한 자문·상담이나 부동산컨설팅 업무도 할 수 있다. 그것은 鑑定評價業者에게 는 유리할지 모르나 鑑定評價士에게는 결코 유리한 것이 아니다. 지공법이 감정평가사에게 감정평가「主體」와 「業者」등의 두가지 지위를 함께 부여하고 있는 결과 이러한 혼란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감정평가 의 본질이 다른 업무와 稀釋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鑑定評價書의 審査制라던가 감정평가감독기구 는 필요한가. 그것은 감정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감정평가제도를 정착시켜 정당한 지가형성을 위한 지공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강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협회와 감정평가업자는 이 러한 내용으로 地公法을 개정하려고 할 때에 감정평가사의 입장에서 이를 면밀히 연구·검토하고 鑑定評價權 을 侵害하는 것이 아닌지를 살펴 보아야 한다. 감정평가업에 너무 바빠서 잘 챙기지 못하게 되면 언젠가 鑑定評價士는 없어지고 鑑定評價業者만 남게 될 지 모른다. 그 뿐만이 아니다.
지난 해 우리가 겪어 본 IMF구제금 융사태, 누가 이러한 사태가 올 것으로 예상이나 했는가. 부동산 거래는 침체되고 가격은 폭락했다. 부동산 거래가 활발하고 가격이 폭등할 때 그 부동산 거래가격에 대하여는 투기가격이다, 개발이익이 포함된 가격이 다 하여 이를 정상적인 거래가격으로 인정하지 않고 감정평가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했었다. 그러나, 부동산 거래가 침체되고 가격이 폭락할 때에 그 부동산 거래가격에 대하여는 일시적인 경제불황이나 특수한 거래사정에 의해 형성된 가격이라 하여 이를 정상적인 거래가격으로 인정하지 않고 감정평가기준으 로 삼아야 한다는 논의는 찾아 볼 수 없다.
다시 말하면 地價上昇期의 거래가격은 그것을 적정화 하여 감정평가기준으로 삼는 반면 地價下落期의 거래가격은 이를 적정화하지 않고 그대로 감정평가기준으 로 삼아야 하는가 하는 논의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는 누가 하여야 하는가. 이는 분명히 감정평가사 의 몫이다. 이러한 몫을 소중히 할 때 감정평가사는 살아 갈 수 있다. 사법시험합격자에게 합격소감이나 장래 의 포부를 물으면 억울하게 人權을 침해받는 국민을 보호하고 社會正義를 실현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한다. 감 정평가사시험합격자에게 합격소감이나 장래의 포부를 물으면 무엇으로 답할까, 적어도 토지를정당하게 평가하여 억울하게 재산권을 침해받는 국민을 보호하고, 경제정의 특히 조지경제정의를 실현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답할 수 있어야 하겠다.
필자가 ‘97년 9월 地公法을 중심으로 저술한 「土地評價法」에 감정평가사의 법적 지위를 감정평가주체와 감정평가업자로 구분하면서 감정평가업의 요소인 감정평가계약 의 법적 성질을 都給契約이라 한 바 있고, 작년 제9회 감정평가사 시험에 감정평가계약의 법적 성질이 출제된 후 지금 업계와 법조계에서는 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논의를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감정평가계약이 都給契約이 아닌 委任契約이라는 쪽으로 일관되고 있는데 감정평가업자는 이러한 견해의 대립을 무관심으로 지나쳐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감정평가계약이 도급계약인가, 위임계약인가에 따라서 감 정평가업자의 권리·의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령, 감정평가계약을 도급계약으로 보면 감정평가도중 의 뢰자가 이를 해지하더라도 감정평가업자는 감정평가를 수행한 만큼 일정 비율의 감정평가수수료청구를 할 수 없는 반면, 위임계약으로 보면 그 일정비율의 감정평가수수료청구를 할 수 있다. 착수금은 계약금과 같은 성 질로서 채무이행시에 한하여 수수료의 일부가 될 뿐이다. 감정평가사의 감정평가권은 계약에 의하여 발생하 는 것이 아니라 地公法에 의하여 부여된 것이므로 감정평가행위는 위임사무가 될 수 없다. 그리고, 감정평가 계약은 감정평가업자의 감정평가서 작성·교부와 의뢰자의 수수료지급을 목적으로 하고, 서로 對價關係에 있으므로 감정평가업자의 債務는 감정평가서의 작성·교부이며 감정평가행위가 아니다.
따라서, 감정평가계약은 도급계약이 되는 것이다. 감정평가법규의 이해는 公法이나 행정법이론으로 만족할 수 없다. 그렇다고 私法이나 민법이론으로 만족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감정평가사는 地公法이 특 수한 법체계와 성질로 구성되어 있음을 인식하지 않으면 아니된다.
감정평가사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감정평가업자는 이들에게 희망과 自矜心을 심어 주어야 하며, 감정평가업에 아무리 바빠도 鑑定評價權을 守護하여야 한다. 감정평가사가 살아 남는 길은 鑑定評價權의 守護와 合理的·論理的인 鑑定評價理論의 硏究· 開發이며, 그것으로 살아 가야 한다. 그리고, 감정평가의 본질이 변질되는 것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