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는 것’보다
‘앞으로 새로운 것을 알아나가는 방법’이 중요해진 시대,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과 같은 회사생활로 지친 당신, 더 나은 ‘내 모습’을 위해 ‘다시 공부해볼까?’
고민하는 분들께 가장 필요한 ‘직장인 공부법’을 알려드립니다.
200만 원 남짓한 돈을 월급으로 받으며 야근을 밥 먹듯이 했던 그때, 저는 ‘직장 다니면서 공부를 해볼까?’ 하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름 어려운 시험에 합격해 공무원이 되었지만, 밤늦게 퇴근하고, 여러 잔심부름을 하며 몇 개월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입사할 때의 포부는 이미 머릿속을 떠난 지 오래되었더군요. 경제적인 문제도 고민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서울 한 모퉁이의 원룸을 벗어나지 못했으니, 미래의 경제적인 풍요도 보이지 않더라고요.
“당장 이 직장을 그만둔다고 고민이 해결될까?”
저는 지치고 피곤한 날들을 뿌리치기 위해, 사표를 던지는 단기적 해결책이 아닌 근본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다시 공부하기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학생 때는 ‘부모님 또는 선생님이 공부하라고 하니까’, ‘학생이니까’라는 이유로 공부했지만, 직장인은 다르죠. 직장인이 공부하게 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확실한 목표를 잡고 공부하기에는 직장인이 더 유리합니다.
목표에 ‘나의 생각이 얼마나 들어가 있느냐’에 따라 노력의 강도는 달라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주변 사람들이 “담배 끊어라.”라고 잔소리를 해서 어쩔 수 없이 시작한 금연 결심보다 의사의 “앞으로 계속 담배를 피면 건강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한 금연 결심이 더 오래 유지됩니다. 결국 나의 생각이 많이 들어간 목표가 나를 움직입니다. 직장인의 공부는 내 생각을 많이 넣어서 출발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앞으로 무엇을 하며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나?”
저는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전문성을 키워보기 위해 원래 근무하던 국무총리실에서 조세심판원으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자리를 옮길 때만 해도 세법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바가 없었고, 그저 의욕적으로 전문성을 키워보기 위한 선택이었죠. 물론, 아무래도 세무 쪽으로 경력을 쌓으면 ‘퇴직 이후에도 일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조세심판원에서 근무하는 직원 중 약 40%는 자격증(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관세사) 보유자더군요. 처음 저는 조금 움츠러들었습니다.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처음 업무를 시작한 후 약 1년 동안은 말 그대로 ‘주경야독’하는 생활을 했습니다. 밤에는 세법과 회계학 공부, 낮에는 업무처리였죠. 과장님의 도움으로 업무는 소위 ‘빵꾸’없이 근근이 버틸 수 있었네요. 아슬아슬하게 기한을 맞춘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때가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공부한 것을 바로 업무에 적용해보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으니까요. 결국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뚜렷하고, 해야 할 것이 명확하게 보이니 오히려 공부하기는 수월했습니다. 보람도 있었고요. 이것이 직장인 공부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직장인이 되어 공부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제 주변도 마찬가지였죠.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국장님, 유학을 가기 위해 점심시간에 전화영어를 하는 과장님, 이코노미스트지를 번역하여 함께 읽어보거나, 대법원 판례를 정리하는 학습 동아리에 참여하는 것과 같이 직장인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실패하였습니다.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간 관리를 잘하지 못해서’였더군요. 사실, 일하며 공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죠. “퇴근하면 피곤한데 무슨 공부야?”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래! 공부 한번 해봐야겠다!”라고 결심을 해도 한 달을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갑자기 업무가 바빠지기도 하고, 회식 또는 외근이 생기게 되면 하던 공부를 며칠간 손 놓게 됩니다. 그러면 공부의 흐름이 끊기게 되고. 다시 공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일을 몇 번 겪다 보면 공부할 의욕이 생기지 않게 되죠.
직장인의 공부는 ‘빡빡하게 공부하기’보다 컨디션을 고려한 ‘느슨한 시간 관리’가 필요합니다. 너무 힘들게 공부하면 오래 공부할 수도 없습니다. 퇴근 후 밤 12시까지 공부하고 있다 보면 ‘내가 이렇게 살아야 해?’하는 생각이 들며, 소위 ‘현타’가 옵니다. 직장인이 효율적으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주말과 주중의 공부시간을 잘 배분해야 합니다.
저는 자격증 시험을 공부할 때 주중에는 3일 정도, 하루 3시간 내외로 공부했습니다.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서 1시간 정도 공부했고, 퇴근 후 2시간 이내로 공부해서 밤 11시 전에 그날 공부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래야 휴식 후 자정 전후에 잠을 잘 수 있고, 자기 전에 조금 휴식을 하며 놀 수도 있습니다. 주말에는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하루에 6시간 정도 공부할 수 있도록 계획했습니다. 6시간이 많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시간 관리를 잘하면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주말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3시간의 공부시간을 확보하고, 낮 12시에서 저녁 7시까지는 낮잠 또는 여가시간으로 활용하였습니다. 여가시간에는 친구도 만나고 경조사도 챙깁니다. 이후 저녁에 7시부터 밤 10시까지 3시간 정도 공부를 합니다. 주말에도 가급적이면 밤 10시 이후에는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10시 이후에는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잠을 잤습니다. 이렇게 공부와 휴식을 섞으면 공부할 때는 집중력 있게 공부하면서도 여가생활을 챙길 수 있습니다.
“꾸준함은 의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밸런스를 맞춘 시간 관리를 통해 공부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직장인이 공부를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절대로 초조해하지 말 것! 공부를 결심하고 목표를 세우고 나면, 단기간에 성과를 내고 싶은 조바심이 생기기 쉽습니다. 당장은 직장이 있습니다. 당장의 경제적 안정이나 스펙을 위한 자격 조건이 아닌, 온전히 나 자신의 성장을 위한 공부에 매진할 수 있다는 신분이 바로 직장인입니다. 멀리 보며 느긋하게, 그러나 단호한 발걸음으로 하루 한 발짝씩 나아간다는 마음으로 공부합시다.
차근차근 공부하다 보면 기회가 열리게 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였어요. 3년 전까지만 해도 철밥통의 대명사였던 공무원이던 내가 지금 내 본캐는 ‘강사’, 부캐는 ‘작가’로 살고 있습니다. 이 기회를 열게 된 것은 직장인이 되어 공부를 하면서 여러 자격증을 취득하였고, 직장인이 되어 딴 여러 자격증들 덕분에 <직장인 공부법>이라는 책을 쓰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직장인 공부법> 책 덕분에 학원에서 강의할 기회를 우연히 얻게 되었네요. 직장인이 되어 차근차근 공부를 하게 된 것이 ‘기회가 용솟음치게 된 첫 지점’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이렇게 공부는 계속해서 긍정적인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