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익사업에 따른 간접침해의 문제와 손실보상제도의 개선방안
임 석 회｜한국감정평가연구원 연구위원
Ⅰ. 서 론
- 지금까지 손실보상제도에 관한 연구는 공익사업의 시행에 따른 재산권의 직접적인 침해에 주로 한정되어 왔다. 직접적인 침해라 하면 공익사업을 위한 용지의 수용·사용·제한을 말한다. 통상 이러한 손실보상은 한편으로는 특정개인에게 손실보상청구권을,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공공단체 기타 사업시행자에게 보상지급의무를 발생시킨다.
그러나 공익사업에 따른 재산권에 대한 침해가 이와 같은 직접적인 침해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오늘날에는 공익사업의 규모나 종류 및 양적 확대를 배경으로 침해의 유형이 다양화되고, 또 과거에는 사회적 제약으로 보아 왔던 침해가 특별한 희생으로 전환되는 등 사회적 인식의 변화로 인해 위법유책의 손해배상과 적법무책의 손실보상제도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영역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사업시행지구의 밖으로 재산권의 수용·사용·제한의 대상이 되지 않지만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재산권의 침해를 받는 환경과 관련된 간접적인 침해에 대한 보상민원이 날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간접보상과 관련된 현행법은 「농경지에 대한 간접보상」 등 일부 유형에 국한되어 그와 같은 유형의 침해에 대해서는 보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업시행자와 사업시행지구 인근의 주민간에 분쟁이 빈발하여 공익사업이 지연되는 경우 적지 않다.
이러한 공익사업과 손실보상의 문제점을 배경으로 간접침해의 유형과 사례를 분석하고 현실적인 권리구제 방법을 검토하여 현행제도의 한계를 도출하는 한편, 간접침해와 관련해서 국민의 권리를 실체적으로 구제하고 공익사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한 손실보상제도의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본고의 목적이다.
Ⅱ. 현행법상 간접보상제도와 간접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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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접보상의 법적 근거와 대상
행정법상 손실보상이라 함은 적법한 공익사업으로 인하여 개인의 재산에 특별한 희생이 가해진 경우, 공평부담의 원칙에 의하여 손실을 전보해주는 것을 말한다. 간접보상은 이러한 손실보상 가운데 공익사업을 위한 용지의 직접적인 수용·사용·제한의 대상은 되지 아니하나 공익사업으로 인하여 사업시행지구 밖에서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손실에 대한 전보라고 할 수 있다. 즉, 간접보상은 수용손실이 아닌 간접적인 사업손실에 대한 전보이다.
이와 같은 간접보상에 대하여 명확한 법률적 개념이 정립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토지수용법과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이하, 공특법) 등 손실보상에 관한 현행법은 간접보상에 관한 몇 가지 규정을 두고 있다.
토지수용법은 직접적으로 간접보상을 규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예컨대 법 제47조에서 잔여지의 가격 감소나 기타의 손실 또는 도로 등의 신설 기타 공사비를 보상하도록 하고 있으며, 동법 제48조에서는 잔여지가 종래의 목적에 사용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할 때는 수용청구를 인정하고 있다. 또한 동법 제56조에서도 수용 또는 사용할 토지 및 잔여지 이외의 토지에 도랑, 담장 등의 신설인 기타의 공사가 필요한 경우에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상한다고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공특법시행규칙은 간접보상에 있어서 이와 같은 토지수용법의 관련규정보다 상세하다. 구체적으로 동법 시행규칙 제23조에서 사업시행지구 밖 농경지, 건물, 영업, 공작물 등의 간접보상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으며, 그 외 소수잔존자보상, 간물잔여부분에 대한 평가, 어업의 피해 등도 같은 범주에서 다루고 있다. 공특법시행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간접보상의 대상은 사업시행지구 밖이라 하여도 대상물건이 공익사업으로 인하여 본래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거나 배후지의 현저한 상실로 영업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이다.
2. 간접침해의 개념과 간접보상과의 관계
전술한 바와 같이 현행법상 간접보상은 사업시행지구 밖에서 공익사업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사업손실의 영역에 속한다. 그러나 현행법상 간접보상이 수인의 한도나 특별한 희생의 문제를 떠나 공익사업으로 인한 사업시행지구 밖의 모든 사업손실을 포함하지는 않는다. 어업피해를 제외한 현행법상 간접보상은 일부가 사업시행지구에 편입되거나 교통이 두절되어 대상물건이 본래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 한정된다. 따라서 현행법상 간접보상의 대상이 되는 사업손실과 그 밖의 사업손실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
공익사업으로 인하여 사업시행지구 밖에서 사업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를 보면,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어떤 환경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와 다른 하나는 환경매체를 통하지 않는 사회·경제적인 손실이다. 두 가지 경우 모두 사업시행지구 밖으로 재산권의 수용·사용·제한에 따른 손실이 아니란 점에서 간접손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손실을 유발하는 침해의 성격을 보면 전자의 경우는 재산권의 수용·사용·제한과는 별개로 공익사업의 시행과정 또는 시행 후 환경매체를 통해 재산권에 간접적으로 손실을 입히는 문제인 반면, 후자는 사업시행지구 밖으로 재산권의 수용·사용·제한의 대상은 되지 않더라도 다른 매개 없이 재산권에 직접 손실을 입히는 문제가 된다. 따라서 후자의 경우 사업시행지구 밖이라는 점에서 간접손실이라 할 수는 있지만 침해로 보면 직접적인 침해가 되며, 전자를 보다 명확히 간접침해로 한정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는 현행법상 간접보상의 대상으로 어느 정도 손실보상의 적용을 받아 처리되고 있기 때문에 공익사업의 수행과정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최근의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함께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전자, 즉 환경매체를 통해 유발되는 간접침해이다. 간접침해는 아직 그것이 민법상 피해보상의 영역인지, 행정법상 손실보상의 영역인지 이론적으로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공익사업의 규모 확대 등으로 간접침해에 대한 보상민원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에 있으며 공익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공익사업에 따른 간접침해의 개념>
3 현행법상 간접보상의 한계와 문제점
공익사업으로 따른 간접침해는 넓은 의미에서 공해에 해당한다. 이는 공익사업에 의한 환경권의 침해로 볼 수 있다. 여기서 환경권은 단순히 인간의 생물학적 생존과 직결되는 자연환경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일생생활과 관련되는 환경'을 말하는 생활환경을 포함한다.
이러한 환경권은 헌법에서 국민의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판례도 구체적인 사법상 권리로서의 환경권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환경권의 침해는 어떤 형태로든 구제되어야 한다. 이 점에서 있어서 현행법상의 간접보상은 상당한 한계를 안고 있다. 간접침해가 행정법상 손실보상의 영역인가의 문제를 떠나 우선 간접보상에 대한 개념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간접보상에 관한 규정은 최초 댐 건설에 따라 발생하는 산간벽지마을에 대한 공동체생활의 복귀대책으로 등장하였으며, 1981년 공특법시행규칙 개정시 주택지조성사업, 일단의 공업단지조성사업 및 신도시 개발사업으로 1차 확장된 후, 1991년 개정시 모든 공익사업으로 확대되었다. 이처럼 현행 공특법시행규칙 등에서 정하고 있는 간접보상에 관한 규정은 그때 그때의 현실적인 필요성에 의해 유형화할 수 있는 간접손실에 한하여 만들어져 왔기 때문에 그 개념 자체가 확고하게 정립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간접보상 개념의 미정립은 차지하고 사업손실의 전보에 대한 통칙적인 규정이 없으며 공특법에 부분적으로 규정되어 있을 뿐이다. 특히 공익사업이 유발하는 사업시행지구 밖의 소음·진동, 수고갈, 일조침해, 지반침하 등에 의한 피해는 보상규정이 없어 수인한도를 넘는 특별한 희생이 발생하더라도 사업시행자가 자발적으로 보상하여 주기도 어렵다.
현행법상 규정이 없는 간접침해의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수인의 한도를 넘어 손해의 발생이 명백히 예견되고 손해배상청구가 인정된다고 하면 굳이 소송을 통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는 것보다 손실보상의 영역에서 처리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일본의 손실보상제도에서 사전배상 개념이 바로 이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점에서 공익사업에 의한 소음·진동, 일조침해, 지반침하와 같은 간접침해에 대하여 보상규정이 없더라도 특별한 희생이 발생하였고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손실보상의 영역을 확대하여 해결해야 한다는 논의들이 대두되고 있으며, 대법원의 태도가 아직 확고히 정립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공특법상의 간접보상을 유추 적용하여 보상을 인정하려는 경향이 판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Ⅲ. 공익사업으로 인한 간접침해의 유형과 사례분석
- 1. 간접침해의 유형
우리의 생활환경은 매우 다양한 요소로 구성된다. 따라서 이에 대한 침해 또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데, 일반적으로 대기오염, 수질오염, 토양오염, 해양오염와 같은 물질의 오염으로 야기되는 침해와 물질의 오염은 아니지만 소음·진동, 전파장애, 지반침하, 용수고갈, 일조막음 등으로 인하여 생활환경이 현저하게 방해받는 침해가 있다.
그러나 공익사업으로 인한 생활환경의 침해는 물질의 오염에 의한 것보다는 대부분 소음·진동, 전파장애, 지반침하, 용수고갈, 일조막음과 같은 형태로 발생한다. 이는 공유수면매립과 일부 해양오염을 일으키는 사업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공익사업이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공익사업의 시행 중 또는 시행 후 공익사업의 영향으로 사업시행지구 주변의 환경에 어떤 변화가 야기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사업시행지구 밖 공익사업의 이러한 침해 중에서 가장 빈발하는 것은 공사기간에 발생하는 소음·진동이다. 공익사업으로 수행하는 시·군·구 자치단체와 도로공사 등 4개 공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소음·진동이 전체 간접침해의 50∼80%를 차지한다. 그 다음으로는 일조권침해가 20% 내외로 비교적 빈발하는 편이며, 공익사업에 따라 용수고갈, 수질오염, 지반침하 등의 침해가 있지만 별로 많지 않다.
특징적인 것은 주택공사의 경우 일조권침해, 수자원공사의 경우는 용수고갈과 수질오염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사업의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형태의 사업이든 가장 큰 침해가 공사중 소음과 진동에 의해 유발된다는 점에서 간접침해는 대부분 사전 예상이 가능하거나 침해로 인한 피해를 어느 정도 저감할 수 있는 성질의 것들이다.
<표 1> 공익사업으로 인한 간접침해의 유형 (단위 : 건, %)
| 시군구 n=287 |
도로공사 n=166 |
토지공사 n=112 |
주택공사 n=144 |
수자원공사 n=91 |
계 n=800 |
|
| 공사진동 | 25.4 | 22.9 | 21.4 | 20.0 | 16.5 | 22.5 |
| 공사소음 | 30.7 | 23.5 | 31.3 | 29.9 | 19.8 | 27.9 |
| 교통소음 | 20.2 | 19.3 | 17.0 | 11.8 | 6.6 | 16.5 |
| 용수고갈 | 0.0 | 6.0 | 2.7 | 1.4 | 20.9 | 4.3 |
| 수질오염 | 3.5 | 2.4 | 7.1 | 0.0 | 11.0 | 4.0 |
| 지반침하 | 8.0 | 0.6 | 6.3 | 7.6 | 4.4 | 5.8 |
| 전파장애 | 0.0 | 1.8 | 1.8 | 4.9 | 0.0 | 1.5 |
| 일조방해 | 4.2 | 20.5 | 2.7 | 22.9 | 3.3 | 10.6 |
| 기타 | 8.0 | 3.0 | 9.8 | 0.7 | 17.6 | 7.0 |
2. 간접침해의 주요 사례와 원인
공익사업으로 인한 간접침해는 공사중 공사차량이나 기계장이의 소음 또는 발파에 의한 진동과 분진, 지반침하의 피해가 가장 많다. 이러한 침해는 주로 가축의 폐사, 성장률 또는 산란율 저하 등의 재산상의 피해와 인근주민에게 불면증 등의 정신적 고통을 준다.
도로공사의 경우에는 도로공사 완료 후에 발생하는 도로이용 차량에 의한 교통소음·진동이 있고, 주택공사의 경우에는 신축건물에 의한 일조권침해나 지하굴착으로 인한 인근지역의 용수고갈 등이 주로 문제가 된다.
도로이용 차량에 의한 교통소음·진동은 사업시행중의 소음·진동과 마찬가지로 가축 또는 양어의 폐사, 성장률 및 산란율의 저하, 불면증 등을 유발하며, 특히 이는 지속적으로 계속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생활환경상의 피해이다. 일조권침해의 경우도 그 피해가 지속된다는 점에서 교통소음이나 진동 못지않는 심각성을 갖는다.
댐 건설은 수몰지구가 아니더라도 진입도로의 수몰로 우회에 따른 교통불편이 발생할 수도 있고 집중호수 시에는 침수가 우려되며 안개의 다발로 인한 일조량의 부족으로 농작물의 피해가 발생한다.
<표 2> 간접침해의 주요 사례
| 시군구 | - 도로개설로 인하여 인접주택지가 지하화하는 경우 - 도로개설로 통행이 불편하게 되는 경우 - 공사중 소음·진동으로 가축피해와 정신적 피해 |
| 도로공사 | - 교량 또는 고가도로 건설로 인한 일조권 침해 - 공사소음·진동으로 인한 가축피해와 건축물 균열 등의 피해 |
| 토지공사 | - 공사소음으로 인한 가축피해 - 지하굴착으로 인한 지하수 고갈 |
| 수자원공사 | - 공사로 인한 소음·분진 피해 - 통행로 수몰로 인한 교통장애 및 고립 - 댐 수몰지구 밖 분묘의 고립 |
3. 간접침해의 보상사례와 문제점
사업시행자들은 간접침해에 따른 피해가 현실적으로 빈번히 발생하고, 따라서 이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인식한다. 이는 미비한 현행 간접보상제도 때문에 공익사업을 시행함에 있어 간접침해에 대한 민원이 공공사어 시행에 심각한 장애물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권리구제가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보상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업시행자들은 간접침해가 중첩적으로 발생하여 수인의 한도를 넘는 상당한 피해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대부분 공특법시행규칙 제23조 등 현행법상 간접보상의 요건에 해당되지 않음을 이유로 보상하지 않는 실정이다. 다만, 도로공사의 경우 내규로 미편입 건물 등이 도로구역에 인접하여 종래의 목적대로 사용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자체적으로 판단하여 보상하고 있다.
이는 사업시행자가 스스로 보상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보상으로 능동적으로 처리하고자 내부규정을 신설하였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법적 근거가 없으므로 담당자는 보상업무를 소극적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 또한 보상청구의 제기도 도로건설 기간내로 한정하고 있어 공익사업 시행 후의 시설물에 대한 간접침해는 그 적용이 어렵다.
이와 같이 현실적으로 수인한도를 넘는 침해를 인정하면서도 보상하지 않음으로써 국민고충처리위원회의 민원제기나 민사소송의 제기 등으로 공익사업이 지연됨을 물론이고 민원인의 권리구제도 미흡하여 사업시행자나 민원인 모두에게 불피요한 비용을 유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한 보상이 이루어진다 하여도 동일한 침해에 대해 사업시행자별로 보상여부가 다를 수 있고, 인과관계 및 수인한도의 판단기준에 대한 통일적 기준이 확립되지 않아 형평성에 대한 분쟁이 야기되는 실정이다.
Ⅳ. 외국의 간접침해관련 보상제도
- 1. 일본의 예
- (1) 간접침해와 사업손실보상의 법적 근거
일본의 경우 수인의 한도를 넘는 사업시행지구 밖의 간접침해에 대해서는 우리 나라와 달리 손실보상의 영역에서 다루고 있다. 사업손실에 관한 특별한 법 제도는 없지만 「공공용지취득에수반하는손실보상기준요강의시행에 관해서」(1962년 6월 29일 각의요해)의 제3조는 "사업시행중 또는 사업시행 후 그늘, 악취, 소음, 수질오염 등에 의해 생기는 손해 등에 관하여 이 요강에서는 손실보상으로 취급할 수 없는 것으로 하고 있지만, 이들의 손해 등이 사회생활상 수인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별도 손해배상의 청구가 인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 손해 등의 발생이 확실히 예상되는 경우에는 사전에 이들에 관하여 배상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 것으로 한다." 라고 하여 소위 사전배상론을 취하고 있다.
(2) 사업손실보상의 법적 위치
일본에서 사업손실보상의 법적 위치에 대해서는 몇 가지 견해가 있다. 먼저 불범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으로 보는 견해로 전술한 각의요해에서 간접침해에 대하여 사전배상으로 처리가 가능하다는 것도 같은 견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사업손실을 민법의 상린관계 문제로 파악하는 견해이다. 일정한 경우 A 토지의 소유자가 B 토지에 들어가는 것이 허용되며, 다만 그 때 생긴 손해에 대하여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업손실에 있어서도 일정 정도의 소음의 발생은 법령에 따라 허용될 수 있지만, 발생된 손실에 대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하는 것이 민법상의 상린관계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사업손실을 손실보상의 영역으로 보는 견해이다. 사업손실이 수용 또는 사용과 실질적으로 다르지 않고 공익사업을 위한 희생이라는 점에서 사업손실도 수용손실과 동일한 차원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사업손실보상을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도 아니고, 손실보상도 아닌 일종의 국가배상의 제3유형으로 파악하려는 견해이다.
사업손실보상의 법적 위치를 어떤 견해로 보든, 일본의 경우 현실적으로 중요한 것은 수인의 한도를 넘는 간접침해로 인한 사업손실보상을 손실보상의 영역에서 다루고 있으며, 보상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손실보상에 대한 규정이 불비한 현행 우리나라 관련 법제도에서 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3) 사업손실의 인정요건
일본에서는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기인하는 불이익이나 손해 등이 비용부담 등의 대상이 되는 사업손실로 인정되기 위한 요건으로 다음의 것들을 들고 있다.
첫째, 사업손실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당해 손해 등과 공익사업의 시행간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인과관계의 입증 책임은 민법상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 등에 있어서는 피해자, 즉 손해 등의 보전을 청구하는 자가 부담하는 것이 통상이지만, 사업손실의 경우 이 입증책임의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은 피해자의 구제를 곤란하게 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발생한 손해 등과 가해원인행위와의 인과관계의 판정은 사업시행자가 행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둘째, 수인의 한도를 초과하여야 한다. 수인의 한도란 통상 일반인이 사회생활상 견디어내지 않으면 안되는 범위를 말하며, 이 판단은 ⓐ 피해의 성질과 정도, ⓑ 침해행위의 양태와 정도, ⓒ 사업의 공공성, ⓓ 피해방지대책의 기술적·경제적 가능성, ⓔ 공법 기준준수의 유무, ⓕ 금지에 의한 가해자의 손해, ⓖ 선후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 검토하여 결정한다.
셋째, 공사완료후 1년을 경과하는 날까지 신고가 있어야 한다. 이는 소위 제척기간을 정하는 것으로 토지수용법 등 관련법령과의 형평성을 고려하고 권리관계를 조기에 안정시키려는 목적에서이다.
넷째, 명백한 불법행위이어서는 안된다. 침해가 명백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할 경우, 발주자의 책임으로 귀착되지 않는 공사청부자의 공사시행에 수반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 등은 사업손실에서 제외된다. 이러한 경우는 양당사자간의 협의 또는 민사상의 손해배상으로 해결하여야 할 것이다.
2. 영국의 예
- (1) 손실보상제도의 특징
영국의 손실보상제도는 엄밀한 의미에서의 보상(compensation)과 보조금(payment)의 개념을 구별하고, 후자에 의해 전자의 불충분한 점을 기능적으로 보완한다는 점, 손실보상과 사회보장적 조치가 기능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 등이 특징이다.
주택이나 농지와 같은 특정한 재산에 관해서는 특별한 배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또한 영국의 손실보상제도가 갖는 특징이다. 농지상실보조금, 주거상실보조금이 보상의 대상에 드는지 사회보장적 조치에 해당되는지 다소 미묘한 점이 있지만, 주택에 대한 각종 다른 사회보장적 조치와 대비하면 위 보조금은 재산에 대한 보상에 가깝다.
영국은 현재 전통적인 보통법에 의해 보호된 기본권으로서의 재산권에 대하여 제정법에 기초한 제약이 현저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손실보상은 이러한 제정법과 관련 판례법에 의해 ⓐ 취득객체의 가치보상, ⓑ 방해보상, ⓒ 유해영향보상 등 3가지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2) Nuisance의 개념과 유해영향보상
영국의 보상법제 중 간접침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유해영향보상을 들 수 있다. 유해영향이라 함은 어떤 사람의 토지에 대한 이용과 향유를 부당하게 방해하는 것으로 nuisance라고 한다. 이는 토지점유자에게 물리적이든 정신적이든 또는 이와 유사한 모든 불법적 방해를 의미한다. 공익사업이라 하더라도 그 사업의 영향이 nuisance에 해당한다면 면책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특별한 공익사업에 대해서는 의회법에 의해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유해영향에 대한 보상은 일부의 토지가 강제수용되어 잔여지가 있는 경우와 강제수용된 경우가 없는 경우로 구별된다. 전자의 경우 잔여지가 강제수용된 토지와 마찬가지로 행위가 제한되거나 공익사업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면 토지점유자는 잔여지의 가치감소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이는 그 영향이 nuisance이든 아니든 상관이 없다.
이에 반해 강제수용된 토지가 없는 경우 토지점유자의 보상요구는 제한적이다. 그러나 공익사업의 영향이 nuisance라면 토지점유자는 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nuisance가 공익사업의 시행중과 사업의 완료후 공공시설의 사용에 의한 것인지를 구별하지만 토지점유자가 두 가지 형태의 피해를 모두 받고 있다면 두 가지 모두에 대하여 피해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Ⅴ. 간접침해에 관한 손실보상제도의 개선방안
- 1. 간접침해에 대한 손실보상의 필요성
간접침해는 재산권이 직접 취득 또는 수용의 대상이 되지 않으나 사업시행지구 밖에서 공익사업으로 인한 환경권의 침해로 재산권 등의 피해가 발생한 한 경우를 말한다. 전술한 바와 같이 환경권은 헌법에서 국민의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판례도 사법상 권리로서의 그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권, 특히 인간이 생활함에 있어 필요 불가결한 사회문화적·경제적 환경에 대한 권리가 명백히 침해될 위험이 발생할 경우에는 이에 대한 손해전보 내지 침해방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私人간의 관계에서는 통상 그와 같은 부당한 침해를 사전에 거절하거나 미리 예방할 수 있는 권리, 이른바 부당침해방지권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부당침해방지권의 행상는 침해되는 私人의 환경이익 보다 공익성이 큰 적법한 공익사업으로 인한 불가피한 침해에 대해서는 부당침해방지권을 행사하기 어렵다.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소음·진동 등의 침해가 발생하더라도 당해사업의 중지를 요청하기 곤란한 것이다.. 따라서 공익사업의 시행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을 요구하거나, 그 대책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침해는 손실의 전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그러나 손실보상규정의 미비로 현재 공익사업에 의해 간접침해가 발생하는 경우 피해자의 구제는 대부분 환경분쟁조정위원회 또는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 절차의 번거로움은 차지하고 국민고충처리위원회의 시정권고나 의견표명은 직접적인 집행력이 없고 보상액을 피신청인이 산정하도록 함으로써 보상액을 둘러싼 분쟁의 소지가 있어 간접침해에 대한 권리구제 수단으로는 미흡하다. 환경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은 또한 이미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만 한정하므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앞으로 발생할 피해에 대해서는 대처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수인한도를 넘는 침해로 위법성이 인정될 때에는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지만 가해자의 과실 입증이 어렵고 피해의 발생이 쉽게 예견되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사안까지 손해배상을 제기하도록 하는 것은 소송의 부담 가중, 사업의 지연 등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며, 소송의 제기여부에 따라 보상여부가 결정되는 것도 불합리하다.
결국 공익사업에 따른 사업시행지구 밖의 침해(간접침해)에 대해 개별법과 공특법 등에 보상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피해자의 직접적인 권리구제가 어려우며, 효과적인 권리구제와 사업시행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보상규정을 신설하여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 적극적인 보상은 아니더라도 간접침해가 확실히 예상되는 경우에는 사전배상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음으로써 최소한 소극적인 보상의 가능성은 열어두어야 할 것이다.
2. 간접침해에 대한 손실보상의 범위와 기준
일반적으로 적법한 공익사업에 의한 침해가 특별한 희생인 경우에는 손실보상의 대상이 되므로 간접침해에 대한 손실보상의 여부도 발생된 피해 또는 발생이 예견되는 피해가 특별한 희생에 해당되고, 또한 그 피해가 당해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인한 것인지, 즉 인과관계가 입증되어야 한다. 다만, 간접침해는 인과관계 및 수인한도의 판정이 어렵고 불확실한 경우가 많으므로 발생이 예견되는 피해의 경우에는 그 발생을 명백히 예견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야 할 것이다.
우선 정형화할 수 있는 유형의 침해에 대해서는 사례의 축적을 통해 인과관계의 입증 기준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례의 축적이 부족하고 정형화가 어려운 간접침해의 경우에는 인과관계를 사안에 따라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특별한 희생 여부를 판정하는 수인의 한도 역시 사안에 따라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은 통상 인과관계의 입증을 피해자 측이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간접침해의 경우 침해의 특성상 그 메카니즘이 복잡하고 과학적 처리비용이 적지 않으므로 현실적으로 피해자가 인과관계를 입증하기는 곤란하다. 따라서 피해자측은 그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으로 족하고 가해자 측에서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지 않는다면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인과관계의 입증이나 수인한도 등은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고 가해자와 피해자간에 대립의 소지가 있다. 따라서 이에 관해서는 중립적인 제3의 보상전문위원회나 관련전문기관에 의뢰하여 판정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보상규정의 도입 형식
- (1) 체계상의 위치
간접침해에 대한 신설되는 보상규정은 손실보상제도의 체계상 ⓐ 법령 또는 시행규칙에 규정을 두는 방안, ⓑ 훈령에 규정을 두는 방안, ⓒ 사업시행자별 내부규정으로 두는 방안 등을 상정할 수 있다.
제1안은 명확한 법적 구속력을 갖게 되므로 피해자의 실체적 권리구제를 꾀할 수 있으나 사업시행자별 특성의 반영이 어렵고 자칫 보상범위가 넓어져 사업비가 과다지출될 우려가 있다. 제2안은 각 사업시행자에게 통일적 기준의 설정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으나 사업시행자를 직접 구속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으며, 제3안은 사업시행자의 특성이 반영되는 장점이 있으나 사업시행자마다 보상기준이 달라 동일 사안에 대하여 형평성의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으며 제2안과 마찬가지로 재판상의 구속력이 없어 판례가 이를 배척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시행규칙에 포괄적인 관련규정을 두고 사업시행자로 하여금 내부규정에 사업시행자의 특성에 맞는 세부적 기준을 마련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기는 하나, 간접침해에 대한 손실보상을 일거에 도입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훈령 등을 통해 관련규정을 두고 사업시행자의 통일적 기준 설정을 유도하는 한편 상위법체계에서의 도입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기속성의 여부
간접침해에 대한 보상규정 신설의 필요성이 인정되기는 하나 기속적으로 "보상하여야 한다" 라고 규정할 필요는 없다. 간접침해의 경우 그 형태가 매우 다양하고 발생 메카니즘이 복잡한 만큼 재량적 규정으로 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에 대하여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다.
모든 간접침해에 대해서 일률적인 보상기준을 마련하는 것을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손실보상에서 제외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사업시행자의 재량적 판단에 맡기는 것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도 간접침해에 대한 손실보상의 기속적 인정은 보상대상이 될 수 없는 자에게도 막연한 보상 기대감을 주어 불필요한 민원을 유발할 수 있고 이는 공익사업의 지연과 민원해소 차원에서 사업비의 과다지출로 이어져 공익사업의 원활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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