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물가가 급등하면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물가불안을 방치하면 인플레이션을 걷잡을 수 없기 때문에 각국의 중앙은행이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이다.
특히 팬데믹 이후 마이너스 수준으로 낮아진 미국의 실질 국채금리가 2022년 들어 빠르게 상승해 플러스로 돌아서면서 초저금리 시대가 저물었다.
이렇게 높아진 금리는 금융자산의 가격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고, 부동산에도 영향을 미쳤다.
다음의 키워드들을 통해 어떤 영향이 있는지 알아보자.
주택가격은 보통 인플레이션에 연동되고,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면 주택가격도 함께 상승하기 마련이다. 예금이나 채권으로 실질적인 금리 혜택을 보지 못하면 실물자산으로 투자영역을 넓히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극단으로 오르는 경우에는 다르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중앙은행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주택가격이 하락하기도 한다. 2006년 물가상승률이 저점을 확인하고 서서히 오를 무렵 주택가격이 상승 탄력성을 높이다가 2007년 말부터 약화되었는데, 2020년에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져 2021년 말부터 약화되며 현재의 하락세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기준금리와 인플레이션 차이를 직관적으로 나타내는 지표인 ‘실질금리’의 방향성에 부동산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일반적으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에 근접하면 위험자산에 관심이 높아지고, 물가가 정점을 찍고 기준금리가 더 오르면 실질금리가 반등해 안전자산에 관심이 쏠릴 수 있다. 버블이슈에 노출된 부동산에 대한 투자시선은 점점 위험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실질금리 상승은 위험자산에 악재다.
2022년 6월 주택매매거래량은 5만 304호로 전월 대비 20.4% 감소했다. 직전 1년 평균 대비로는 25.0% 감소했으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서 모두 지난해 대비 거래량이 크게 감소했다. 정부의 규제완화 기조에도 불구하고 거래절벽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금리 인상과 높은 매매가격에 대한 부담 등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른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31만 가구로, 이는 2006년 이후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저 거래량이며 2022년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도 2006년 1월 이후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이러한 극심한 거래량 위축은 주택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한국은행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하였기 때문에 거래절벽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예정이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집값 안정화에 기여할 수도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주택시장이 침체되면서 미분양주택도 늘고 있다. 전국 미분양주택은 2021년 9월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며 2021년 10월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미분양주택이 늘어나기 시작한 2021년 10월과 올해를 비교했을 때 수도권의 미분양주택은 3배 이상(1,290가구→4,456가구) 늘었고, 지방은 83.4%(1만 2,785가구→2만 3,454가구) 증가했다. 특히 집을 다 짓고도 주인을 찾지 못한 ‘준공 후 미분양’도 증가 추세에 있다. 주택 사업자들이 체감하는 미분양 물량 전망치도 상승세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른 전국 미분양 물량 전망은 올해 4월 94.5에서 5월 102.8로 기준선(100.0)을 상회하기 시작하며 8월에는 124.3까지 치솟았다. 이렇게 계속해서 증가하는 미분양 물량과 변화하는 경기상황을 분석해 추후 공급대책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올해 계속해서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던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 수 추이가 꺾였다. 부동산 매수 심리 악화,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한 분양가 이점 축소 등으로 청약시장의 인기가 시들해진 결과다. 서울과 5대 광역시는 올해 7월부터 두 달 연속으로 감소 중이며 경기·인천은 8월, 올해 처음으로 전월 대비 가입자 수가 감소했다. 이렇게 청약 수요가 감소하면서 일반공급 경쟁률은 줄어들었다. 7월 전국 1·2순위 경쟁률은 7.26대 1로 전월(13.21대 1) 대비 감소했는데, 일반공급 가구 수는 8,780가구로 전월 대비 1,377가구 증가했지만 총 청약자 수가 6월보다 3만 명 이상 감소했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 평균 최저 당첨가점(만점 84점)은 24.1점으로 2021년같은 기간(30.8점)보다 하락하며 주택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청약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월세보다 비싼 이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세입자가 짊어져야 할 이자 부담이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요즘 시중은행 전세대출금리는 연 3% 후반대에서 4% 정도인데,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이율인 전월세전환율은 2021년 11월 서울 기준 4.7%(아파트 4.1%)다. 이 수치로만 봤을 때는 전세대출을 받으나 월세로 내나 큰 차이가 없지만, 향후 금리가 추가로 오를 수 있어 전세대출이 더 불리할 수도 있다. 전세대출금리가 전월세전환율보다 높으면 굳이 은행에서 목돈을 빌려 집주인에게 전세를 지불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금리가 크게 오른다면 전세대출을 받기보다 아예 집주인에게 월세를 지불하는 거래가 늘어나게 되고, 오른 전세금만큼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 형태의 계약도 늘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동산을 감정평가할 때, 대상물건과 동일성 또는 유사성이 있는 물건의 거래사례와 비교하여 산정하는 방법을 말한다. 임대사례를 비교하여 산정하는 임대사례비교법과 함께 감정평가 3방식의 하나인 비교방식에 속하는 방법으로, 매매사례비교법이라고도 한다. 또한 이 방법에 의하여 산정된 감정가격을 유추가격 또는 비준가격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 거래사례를 수집한 뒤 적절한 사례를 선택하고, 여기에 사정보정과 시점수정을 하며, 지역요인과 개별요인을 비교한 뒤에 얻어진 가격을 참고하여 대상 부동산의 가격을 산정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