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건강하신가요? 저는 30대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뇌경색을 앓게 된 사람입니다. 저는 그간 건강에 너무 무지했고 관심도 없었습니다. 병치레 이후 건강 관리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됐고 건강하게 사는 법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가족력 및 당뇨병,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합병증과 잦은 음주, 흡연, 나쁜 식습관,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과 희귀 뇌혈관 질환인 ‘모야모야병’ 등이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쳐 뇌경색이 발병했습니다.
주변에서 뇌경색 환자를 찾아보기 쉽지 않죠? 각종 영화나 드라마, TV 등 미디어에서는 많이 찾아볼 수 있는 데 말이죠.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화에 머리가 아프다며 소파에 눕던 치매 할아버지가 딱 저와 같은 증상이었습니다. 뇌경색이란 뇌혈관이 막혀 뇌 일부가 손상되는 질환을 의미합니다. 목 부분에 있는 경동맥, 척추-기저동맥부터 우리 뇌 안에 있는 아주 작은 지름의 동맥까지 어떤 혈관이든 막힐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혈관이 지배하던 부위의 뇌가 괴사해 지속적인 증상이 남습니다. 뇌경색의 증상은 막힌 혈관의 위치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신불수가 될 수도 있고, 언어 및 시야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고 어지럼증, 의식 소실 등이 나타납니다. 이렇게 살아서 숨을 쉬고 제 손발을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고, 대소변도 가릴 수 있고, 기사를 쓸 수 있다니 정말 놀랍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동맥경화증에 의해 병든 혈관에서 주로 발생하는 혈전(핏덩어리)은 심장에서 뇌로 가는 내경동맥이나 뇌혈관 중 어떤 곳에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혈전이 혈관을 막거나 혹은 처음 형성된 부위에서 떨어져 나가 다른 혈관을 막는 것을 색전이라고 합니다. 혈전이 심장이나 굵은 뇌동맥 등에서 떨어져 나와 말단부 뇌혈관을 막아서 뇌 손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말단부 혈관이 아주 좁아진 경우 허혈성 뇌졸중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당뇨병은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을 못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한 번 발병하면 자연적으로 완치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완치 약도 없어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합니다. 당뇨병은 제1형과 제2형으로 구분되는데, 제2형 당뇨병은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최근 20~30대에서도 점점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장마와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철은 당뇨병 환자에게 위험합니다. 습도와 더위에 입맛을 잃어 당이 높은 음식이 더 쉽게 당기기 때문입니다.
당뇨병은 우리나라 30세 이상 인구 7명 중 1명, 65세 이상에서는 10명 중 3명일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입니다. 당뇨병은 인슐린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발병하며,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는 고혈당이 특징입니다. 고혈당에 의해 여러 증상과 징후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제1형 당뇨병은 과거에 소아 당뇨병이라고 분류됐고, 인슐린을 전혀 생성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 즉 인슐린이 혈당을 낮추는 기능이 떨어져 세포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연소하지 못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제2형 당뇨병은 주로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른 고열량, 고지방, 고단백의 식단,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 환경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합니다. 이외에도 특정 유전자의 결함, 췌장 수술, 감염, 약제에 의해서도 발병합니다.
당뇨병의 대표적인 합병증이 뇌경색입니다. 이외에도 손끝이나 발끝이 화끈거리고 찌릿찌릿한 당뇨병성 신경병증 등도 당뇨병 발병 이후 10년 정도 지나서 나타납니다. 망막 혈관이 손상돼 실명까지 이어지는 당뇨병성 망막병증, 당뇨병성 신증 등도 유명합니다.
이번에 뇌경색 발병으로 알게 된 ‘모야모야병’은 이름만 보면 귀여운 느낌이 들지만, 사실 병 자체는 굉장히 무섭습니다.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주요 혈관인 양측 내경동맥의 끝부분과 그 분지인 전대뇌동맥, 중대뇌동맥의 시작 부분에서 협착이 점차적으로 진행되는 특수한 뇌혈관질환으로, 뇌동맥 조영상이 아지랑이처럼 흐물흐물해지면서 뿌연 담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 이를 뜻하는 일본어인 ‘모야모야(もやもや)’로 이름 지어졌습니다. 일본의 스즈키 교수에 의해 명명된 ‘모야모야병’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뇌혈관이 좁아지고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에서 흔하게 나타납니다. 특히, 일본과 한국 등 동아시아인에게 많이 나타나며, 동아시아인의 발병률은 서양인의 10배 이상이라고 합니다. 발병률은 우리나라의 통계는 없지만, 일본과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발병 인구는 1만 4,943명이며, 환자 3명 중 2명이 40~60대 중장년입니다. 소아에서는 주로 뇌허혈이나 뇌경색으로 발병되지만, 성인에서는 상당수에서 뇌출혈로도 발병되는 특징이 있어 소아와 성인의 뇌졸중 발병 시 ‘모야모야병’이 반드시 감별 진단에 포함돼야 합니다.
대부분의 ‘모야모야병’ 환자들은 만성 두통을 호소하는데, 이는 좁아진 뇌혈관이 보다 많은 혈액을 흐르게 하기 위해 정상인 상태보다 혈관이 확장된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면서 두통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두통이 ‘모야모야병’을 특정 지을 수 있는 증상은 아니지만, 두통이 지속될 경우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아픔에 관해 얘기하자면 두통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지만, 그 강도가 심각해 두통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머리가 아프다” 밖에 설명할 길이 없어 아픈 사람은 아픈 대로 답답하고,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속이 타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극심한 두통에 시달린다면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유 드립니다.
‘모야모야병’의 정확한 발병 원리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감염을 통해 자가면역 반응이 유발돼 혈관염을 유발한다는 설이나 환경적 요인 또는 유전적인 요소 등이 가능한 원인으로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 정확히 확인된 것은 없습니다. 정상적으로 뇌에 피를 공급하던 큰 혈관이 서서히 막히고 작은 혈관에 의한 측부 순환이 충분히 형성되기 전에는 활발한 뇌 활동으로 많은 피가 필요한 반면, 공급되는 피는 적기 때문에 다양한 허혈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뜨거운 음식물이나 더운물을 식히려고 입으로 불고 난 뒤 또는 심하게 울고 난 뒤 팔이나 다리에 일시적으로 갑자기 힘이 빠지는 마비 증세가 있다면, ‘모야모야병’의 초기 증상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어느 곳에 피 공급이 부족한지에 따라 운동 장애(마비), 간질 발작, 두통, 불수의적 운동, 안면 마비, 감각 이상, 지능 저하, 시야·언어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당뇨병과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려면 스트레스와 술, 고열량·고지방 음식 등을 멀리하고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가까이해야 합니다. 직장생활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거나 술을 적게 마시기가 어려운 현대인의 생활 스타일을 감안하면 혈관 건강을 지키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흰 쌀밥은 혈당을 많이 올린다고 합니다. 현미밥이나 샐러드 등을 도시락으로 싸서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유난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살려고 노력하는구나’고 생각해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건강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