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배종영 감정평가사(동명감정평가법인 본사)
납작한 것들은 이미
어떤 힘에 눌려 본 일이 있는 것들이다
최대한 자신의 키를 바짝 낮출 때도
납작 엎드려라,
말하곤 한다.
가장 큰 힘은 부딪히지 않고 스쳐 가는 힘,
마주치지 않고 피하는 힘
납작한 힘에는 얇은 바람 한 장 들어갈 틈조차 없다
그건, 어떤 얇은 틈에도 스며들 수 있는
눌린 힘
낮은 곳은
아무리 큰 키와 높이라도
절대 닿을 수 없는 곳,
혹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
가장 안전한 곳
몸을 낮추지 않고는 다가갈 수 없는 납작한 힘,
오직 납작한 자세로만 만날 수 있다
납작한 것들은 힘이 세다.
그들은 바닥 또는 땅의 힘을 업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무거운 무게일지라도
그 힘으로는 날아오르지 못하지만
종이처럼 얇은 것들은 가볍게 날아오르는 힘이 있다.
너무 소소해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그런 힘으로
오늘도 지구는 돈다.
고려대 법대 졸업
시 현실 등단(2014)
매일신문 매일시니어문학상(우수상)
경북일보 호미문학상(금상)
노계 박인로 전국 백일장
천강문학상(대상) 수상
전 (주)경일감정평가법인 대표이사 역임
현 (주)동명감정평가법인 재직